인간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존재다. 그것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이다. 심지어 인공지능(AI)도 질문은 할 줄 모른다.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것이 문제다. 그러니 이것을 풀라”고 하면 문제 해결은 인간보다 훨씬 잘한다. 그러나 질문을 던질 줄은 모른다.


질문을 하려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그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요구한다. 물론 로봇이나 AI가 더 발달하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해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문제의 발견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문제 창조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최고의 고수다. 고수 중의 고수는 ‘질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질문을 질문하라!


리더가 던지는 질문은 조직의 방향을 찾기 위한 질문이다.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갖고 있어야 경영철학이 있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하는 회사인가? 아니면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인가?


짐 콜린스에 따르면 위대한 회사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회사라고 한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회사의 고유 목적에 딱 들어맞지 않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다.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러나 위기를 극복하자마자 정상 궤도로 바로 복귀한다.


우리나라의 일류 회사들도 이제 돈 된다고 아무거나 다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제는 정신을 좀 차린 것 같기도 하다. 이미지에 맞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좀먹기만 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토머스 홉스라는 철학자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경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모든 것을 의심했다. 테세우스의 배에 대한 이야기는 오늘날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가 한 척 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노후하기 시작했다. 배 주인은 부품을 하나하나 교체하기 시작했다. 새로 교체된 부품은 이전 것과 완벽하게 동일한 것이었다. 어느 시점에 원래의 배에 있던 모든 부품이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됐다. 자, 이 배는 원래 배와 동일한 배인가, 아닌가. 배의 핵심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는 선장을 포함한 선원들이 동일한 사람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목적지가 동일한 곳이냐에 달려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배의 방향을 잡고 있는 리더는 끊임없이 ‘이 배는 어디로 가는 배인가?’를 물어야 한다.


현재의 경영진은 만약 새 경영진이 우리 회사를 당장 맡는다면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만 국한된 관점을 가진 사람은 발전이 없다.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질문은 분명한 방향을 찾기 위한 내비게이션이다.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나눠주는 사람이다. 리더는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학생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선생은 학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절대로 대신해주지 않는다. 선생은 다만 학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학생에게 질문하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학생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질문은 사람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생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 회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위와 같은 질문들이 어리석어 보이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어리석은 질문을 던진다. 리더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파수꾼이 필요하다.

[김형철의 철학경영] 리더는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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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1일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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