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 하지만 그 성과의 대부분은 구성원의 손과 발에서 나온다. 결국 리더는 자기만 잘해선 안 된다. 구성원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 그래서 조직 성과 달성에 어떻게 기여하도록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2가지를 알아보자.


충분한 성공 경험이 있는 분야의 조직을 이끌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디의 성공 확률이 더 높을까? 많은 사람들은 전자가 당연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대부분의 프로스포츠 구단에는 ‘스타 출신’ 지도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미국프로농구(NBA) 감독들의 프로필을 보면 이게 답은 아닌 것 같다.


2017년 현재 현역 감독 30명 중 NBA 선수 경험이 있는 감독은 13명, 절반이 채 안 된다. 3년 넘게 한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은 9명인데 이 가운데엔 7명이나 NBA 출신이 아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22년째 이끌며 현역 최고 감독으로 꼽히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 명문 구단 보스턴 셀틱스를 이끌고 있는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 등 ‘잘나가는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들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뛰어 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들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1️⃣‘공감하기(empathy)’다. 선수들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어려움에 대해 함께 힘들어 해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좀 의아하다. NBA 선수 경험이 없는 이들이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우리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야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연구 결과 그 반대로 나타났다.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행동이 오히려 공감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힘들었던 과거의 일을 잊는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 예컨대 슬럼프나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내 기억에 이 정도는 별문제 아니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은 본인은 이미 그 문제를 극복해 냈기에 상대방도 현재의 고민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걸 이겨내지 못하는 구성원의 정신력을 탓할지 모른다.


이는 운동선수의 세계에서만 통하는 논리가 아니다. 조직에서도 리더가 관련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구성원들은 더 힘들어한다. 리더 본인이 속속들이 다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과거 리더가 처했던 상황과 역량은 현재 구성원의 수준이나 눈높이와는 다르다. 다른 잣대와 환경에서 같은 기준을 들이미는 것은 위험하다. 자기 판단하에서의 공감이 아닌, 구성원이 맞닥뜨린 상황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공감하려면 구성원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 그가 미국에서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로 꼽은 것은 무엇일까?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언어일까? 답은 ‘질문’이었다. 경기가 끝나면 라커룸에 모여 경기에 대한 일종의 ‘품평회’를 한다. 이때 감독이 묻는다. “왜 그 상황에서 커브를 던졌어?”


한국에서의 답은 명확했다. “죄송합니다.” 뭔가 잘못됐기에 묻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에선 달랐다. ‘왜’ 그 공을 던졌는지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게 메이저리그 감독의 운영 방식이었다. 그때부터 박찬호 선수도 ‘고민’을 하며 야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성공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리더에게 필요한 두 번째 덕목은 2️⃣‘질문하기’다. 질문의 중요성, 방법에 대한 얘기는 워낙 많다. 여기선 질문을 던지는 리더의 마음가짐에 대해 알아보자.


당신이 리더라면 구성원에게 질문을 던질 때 어떤 생각을 하나? 혹시 질문을 통해 참여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하니 일종의 요식행위로 묻고 있지는 않은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면서 괜히 듣는 척 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껏 던진 질문에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얘기해 봐야 결국 본인 생각대로 할 거면서…’라는 일종의 패배감. 그래서 질문을 통해 진짜 가치를 얻어내려면 리더가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리더의 아이디어보다 직원이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질문을 하는 행동이 더 중요하지 그 안에 깔린 의도가 뭐가 중요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생각보다 훨씬 예민하다. 리더가 던진 말 한마디는 물론 얼굴 표정 하나, 사소한 몸짓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자신의 대답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주는 리더의 진정성에 반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모여 개인의 발전, 조직의 성장이 이뤄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 글을 쓰는 내내 머릿속에 한 사람이 계속 맴돌았다. 바로 필자 자신이다. 나는 얼마나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지, 얼마나 그들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공감하고 있는지, 진짜 질문을 하고 있는지.


독자 중에 리더가 있다면 스스로를 한 번 되돌아보자. 그리고 조만간 리더가 될 현재의 팔로워들도 생각을 해보자. ‘나의 리더는 문제가 많아’라는 생각이 아닌 ‘자신의 현재’는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모습의 리더가 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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