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레시피] 신뢰와 소통, 의심과 오만 중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 매일경제
매일경제
지금의 직장에서 ‘리더’ 혹은 ‘리더십’이란 말은 구태의연하다. 개성과 창의력 그리고 개개인의 인격이 존중되는 세상에서, 평생 직장이 아니라 마치 유목민처럼 그저 스쳐 지나가는, 그래서 직장에서의 몇 년 경력조차 겨우 이력서 한 줄 채우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시대에 말이다.
사실 상사가 갖고 있는 그 ‘권력’에 관해 직장인들은 근본적인 의문을 품은 적이 없다. 오래 전부터 내려온 관례, 혹은 효율을 강조하는 직장 고유 문화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저 ‘머리 약간 나쁘고 게으르지만 인연 있는 상사’를 만나기를 기도할 뿐이다.
역지사지로 상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그 역시 ‘천사부터 진상까지’ 수많은 상사를 거치면서 그 자리에 올랐다. 상사가 된 입장에서 꿈과 야망만 있을까. ‘잘해 보자’는 각오를 스스로 다지며 능력있고 센스있는 직원을 만나기를 그 역시 기도할 것이다.
이 두 가지 상반된 입장, 즉 상사와 직원 중에서 급한 것은 누구일까? 얼핏 생각하면 직원이 더 눈치보고 급할 것 같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김칫국이라도 먼저 먹어야 할 사람은 상사다.
(1)첫 번째 이유는 시간이다. 상사는 고3이다. 직원은 고1 혹은 아직도 중학생이다. 고3에게는 대입이라는 시험이 기다리듯 상사 역시 성과 성적표가 기다린다. 재수까지는 기다려 주는 직장이 많이 있지만, 3수, 4수를 꿈꾸기는 어렵다.
(2)또 다른 이유는 ‘버티기 시합’에서의 절대적인 불리함이다. 혹시라도 벌어지는 직원과의 마찰,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곪은 채로 시간이 지나면 그 후유증은 상사의 몫이다. ‘골칫거리 직원은 다른 곳으로 보내든지, 최후에는 잘라 버려’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역시 상사에겐 ‘리더십 빵점’ 딱지가 붙는다.
상사는 하기 싫어도 리더가 되어야 한다. 리더는 말 그대로 앞에서 끄는 사람이다. 한 조직을 이끌고 목표를 향해 나간다는 것은 망망대해에서는 등대 역할을, 사막에서는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능력이다.
입은 10개인데 빵이 3개뿐이라면, 10명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다. “아니, 예수님도 부처님도 하기 힘든 일을 어떻게 리더라고 다 하나”라고 반문하겠지만, 원래 ‘잘해야 본전’이고 ‘뒤에서 욕 먹는 자리’가 바로 리더이다.
직장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고위험 고수익‘ 주식과 같은 것이다. 1년 내내 상종가를 치면 좋겠지만 그건 꿈이다. 대박은 고사하고 연말 결산할 때 그저 조금이라도 오르면, 깡통 주식만 되지 않아도 성공한 셈이다.
리더십은 크게 2가지다. 1️⃣신뢰와 소통의 리더십 그리고 2️⃣의심과 오만의 리더십이다. 이 2가지의 리더십 모두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신뢰와 소통, 이것은 이른바 성공한 리더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미덕이다. 부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는 것은 그들을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귀가 열려 있고 부하들을 대할 때는 말에서 내려와서 눈높이를 같이 한다는 뜻이다.
신뢰와 소통 리더십의 성공 모델로 원나라의 세조 쿠빌라를 들 수 있다. 이 제국의 시발점은 칭기즈 칸이었다. 하지만 국가의 형태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통치 시스템을 완성한 이는 칭기즈 칸의 손자인 쿠빌라이다.
쿠빌라는 정복과 지배의 통치, 힘과 공포 대신 포용과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그 덕분에 원나라는 비로소 이민족 최초로 중국을 통일하고 통치한 왕조로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쿠빌라이 리더십의 핵심이 바로 신뢰와 통합이다. 작은 영지에서 출발해 북중국을 경영하고 대리국을 정복하고 마지막 남송을 무너뜨리기까지, 그는 한 명의 인재라도 더 받아들이고 하나의 문화도 파괴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가치를 부여했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부서원 모두에게 신뢰를 주고받고 그들과 소통해야 된다는 뜻이다. 개인적인 호불호, 학연, 인연을 능력과 인격보다 앞세우거나 공정하지 못하면 성과를 내는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없다. 개인적인 감정이 내재된 지시나 명령은 조직과 스스로를 좀먹는 리더십이다.
물론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주어진 시간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 측근들을 기용해 부서를 이끌 경우 빠르게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그 측근들과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직장 생활이기에, 주어진 환경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 리더십의 전형은 바로 항우다. 항우는 좋은 조건을 모두 갖춘 인물이었다. 타고난 금수저에 육체적으로도 완벽했다. 그가 창을 한 번 휘두르면 적들은 낙엽처럼 쓰러졌다. ‘일대일’ 전투에서 져 본 적이 없는 무적 캐릭터였다.
게다가 그에게는 용맹한 8000명의 병사들이 있었고 참모에 명장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항우는 술 먹고 건달 짓이나 하던 유방에게 죽임을 당했다. 무엇이 이 완벽한 남자를 무너뜨렸을까.
리더십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자신의 분신 같은 부하들을 의심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랑했다. 무술, 외모, 체격, 머리, 출신 성분에서 항우는 ‘올 A’였다. 그것이 그를 오만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주위에서 옳은 소리를 해도 그는 오로지 ‘자신’만을 믿었다.
항우는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했다. “내가 군사를 일으킨 지 8년이 지났다. 그동안 70여 번의 전투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모든 싸움에 이겼으니 천하가 이제는 나를 제대로 알 것이다.” 한마디로 자만심, 공명심이다.
자만심에 사로잡힌 리더는 치명적이다. 우선 듣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보다 한 수 아래라고 판단한 참모들의 조언을 들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니 모든 결정을 혼자서 하고 그것이 계속되면 인재는 자연스럽게 그런 리더를 떠난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다. 작은 지혜도 모이면 큰 지혜의 강을 이룬다. 항우는 리더로서 많은 장점이 있었지만 의심과 불통의 리더십으로 결국 역사에 패자로 기록되었다.
동서고금을 통해 우리는 배운다. “믿지 않으면 쓰지 말고 이왕 썼으면 철저히 믿어라.” 리더가 갖추어야 할 절대 덕목이다. 먼저 믿지 않으면 상대도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4월 29일 오후 12:14
❓회사가 또 혁신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번에도 조직개편 중심의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사실 예전에도 시간이 지나며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혁신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제대로 혁신해서 회사가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 길이 있다면 적극 동참하고 싶습니다. 혁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 더 보기격화하는 미·중 경쟁도 방산 스타트업에 자금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알렉스 카프 팰런티어 최고경영자(CEO), 파머 러키 앤듀릴 CEO 등은 ‘애국심’을 실리콘밸리의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며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러키 CEO는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며 이에 대비한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 더 보기이
... 더 보기1. 파킨슨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일이든 주어진 시간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늘어진다고 한다.
1. 20대의 스티브 잡스가 했던 행동과 50대에 그가 보여주었던 효율적인 리더십을 혼동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