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이나 피칭데이에 심사하러가서 가장 기분 나쁜 경우는 발표하는 스타트업이 준비를 무성의하게 하고 온 경우다. 정장 입고 각 잡고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다른데서 쓰던 자료들 대충 얼기설기 붙여와서 두서없는 발표를 하고 Q&A시간에 동문서답이나 수준 낮은 답변을 하는 것을 당하고 있자면, 무시 당하는 느낌까지 든다. 발표자료는 번외고 발표하는 대표가 목적과 장소에 맞게 생각만이라도 제대로 정리하고 들어오거나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기 사업에 대해 잘 알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여기에 더 최악은 준비 안된 걸 커버친다고 자기들이 얼마나 유명하고 여기저기서 수상하고 협업하고 있으며 얼마나 투자 받았는지 자랑질을 하는걸 듣다보면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구 하는 생각이 든다. 또는 듣다보면 자기가 대표인데 남의 이야기하듯이 하는 일도 있다. 그러면 아~ 이 친구 바지사장이구나 바로 느낌이 온다. 암튼 차라리 예비창업이나 초기창업 단계면 그나마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하는데, 프리시리즈A나 시리즈A 이상 받은 스타트업 대표가 나와서 저렇게 하고 있으면 순간 화가 치민다. 도대체 저런데가 어떻게 수십억, 수백억을 받았지 싶어서 뒷조사 하면... 그 놈의 스타트업 카르텔 패거리 문화.. 올해 유명한 스타트업이 그러는거 몇번 겪었는데 화나고 짜증나지만 이제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창업가와 창업멤버들만 어느 순간 돈 들고 튀고는 연쇄창업이다 뭐다 여기저기 또 약 팔고 다니는게 보기 싫지만, 스타트업 바닥이 기존 산업과 본격적으로 얽히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스타트업 쩐의 전쟁을 벗어나 어차피 냉정한 시장 평가를 받게 될테니 말이다. 전처럼 만만하지는 않을거다.

[스타트업 코칭일기] 대표님들, 발표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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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코칭일기] 대표님들, 발표때 제발...

2020년 12월 27일 오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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