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쓴 글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 화두가 되기 시작할 즈음에 썼던 글. 1996년 홍대 앞 인디 씬의 폭발에는 1980년대 말부터 기획된 서울 강북 도시개발 정책과 90년대 초반의 우연적인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 '홍대 앞'이라는 장소에 대한 입체적인 연구에 약간의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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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항부터 걷고 싶은 거리까지, 홍대 앞의 문화지리
: 왜 1996년인가?
...하지만 적어도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전까지 홍대 앞은 이 강북 재개발 벨트에서 중요한 사안은 아니었다. 신촌과 이대가 상업지구 확대와 대학문화 부흥의 구체적인 대상이었던 것과 달리 홍대 앞은 합정역 재개발과 강변북로와 상수역(6호선 예정지)의 연결로 인해 부상한 잉여공간에 가까웠다.
이런 구도가 재의미화된 것은 1992년의 서울시 5대 부도시권 개발과 1994년 성수대교의 붕괴다. 1992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5대 부도심권 개발의 직접적 수혜를 받은 신촌은 일산 신도시 개발의 여파로 신촌로터리가 서울 북서부 지역의 교통과 유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 해 10월,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이 개점하며 신촌 상권이 부상했는데, 그전까지 서울시 도심재개발은 4대문 안으로 국한되었다가 92년부터 영등포와 청량리 등으로 확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