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가라, '진짜 어른' 할매할배에 열광하는 MZ세대
Naver
< 꼰대 대신 진짜 '어른' 할매할배에 열광하는 MZ세대 > - 푸근하고 정겨운 이미지에 머물렀던 노년층이 최근 트렌드를 이끄는 주체로 나서고 있다. MZ세대는 자신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지혜, 유행에 따르지 않는 패션 감각 등에 열광한다. 할머니와 밀레니얼의 합성어인 ‘할매니얼’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 일명 ‘그래니룩(할머니를 뜻하는 granny에 look을 더한 말)’, ‘할미룩’ 패션도 인기다. 말 그대로 할머니 패션이다. 할머니들이 주로 입는 긴 기장의 카디건과 펑퍼짐한 바지, 화려한 꽃무늬 패턴의 치마, 따뜻한 분위기를 내는 니트 조끼 등이 해당한다. - 윤여정뿐 아니라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나빌레라’의 배우 박인환도 MZ세대의 큰 관심을 받았다. 유튜브 시니어 스타도 할매니얼 바람에 큰 영향을 줬다. 원조 시니어 스타로 불리는 70대 할머니 박막례씨, 유튜버 ‘밀라논나’ 장명숙씨도 대표적인 시니어 스타다. - ‘할매할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니어들은 광고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윤여정은 지난 4월부터 20대들이 즐겨 찾는 쇼핑몰 ‘지그재그’의 모델로 나섰다. 지그재그의 고객 70%가 10~20대이고, 이전 모델이 한예슬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 MZ세대들이 주요 고객인 햇반컵반의 모델로는 80세 배우 나문희가 등장한다. 탐정으로 변신한 나문희가 햇반컵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추리형 콘텐츠다. 또 2030 여배우들의 전유물이었던 화장품 광고에 80세 강부자가 나섰다. - 전문가들은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시니어의 공통점은 ‘도전’과 ‘소통’하는 모습에 있다고 분석한다. 나이가 많아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 다양한 플랫폼에서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 등에 호감을 느낀다. 또 시니어 열풍에는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진짜 어른’을 찾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심리가 작용했다고 본다. -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4050세대의 ‘꼰대 문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윗세대인 6070세대에 호감을 느낀다고 봤다. 곽금주 교수는 “MZ세대에게는 부모님이나 직장 상사로 직접 부딪히는 4050세대가 ‘꼰대’로 느껴질 수 있다. 노년층은 직접 부딪히는 연령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에게 노년층은 지혜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본다는 얘기다. 또 MZ세대에게 연륜에서 나오는 시니어의 자신감과 여유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봤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삶을 사는 청년들에게 노년층의 지혜와 경험, 도전 정신이 큰 위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2021년 5월 24일 오후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