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보다는 '자유'에 집착해 더 성장한 콘텐츠 회사, 검로드> 1. 2011년 창업한 검로드는, 한때 풀타임 직원만 20명이 넘는 회사였지만 2016년에 추진하던 투자 유치가 실패하면서 다시 1인 기업이 되고 맙니다. 2. 이때 창업자인 '샤힐 라빙기아'는 독특하면서 과감한 선택을 내리는데요. '성장'보다는 '자유'를 더 추구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3. 그렇게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검로드는 풀타임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파트타이머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구조를 짭니다. 대표를 포함해 풀타임 직원이 0명인 회사 말이죠. 4.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풀타임 직원이 0명인 회사가 잘 될 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검로드는 이 선택 후, 오히려 더 빠르고 더 크게 성장하는 회사가 됩니다. 2020년 기준으로 검로드에서 발생하는 거래액만 약 1.75억 달러(약 2000억원)에 달한다고 하고요. 5. 검로드가 폭풍 성장한 이후, 풀타임 직원도, 회의도, 데드라인도 없는 검로드의 운영 방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요. 역설적이게도, 샤힐 라빙기아는 본인들의 방식을 따라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6. 그 출발이 우연이었기 때문인데요. 투자 유치에 실패한 뒤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파트타임 중심으로 회사 운영을 바꿨는데, 오히려 회사가 그전보다 더 잘 성장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 다시 과거처럼 풀타임 직원을 고용하고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것이 넌센스처럼 느껴졌다고 하는데요. 7. 동시에 대표인 샤힐 라빙기아에게도 자유가 생겼다고 합니다. 고객 지원, 기능 디자인 등 회사를 위해서 필요한 일들을 대표인 본인이 하긴 하지만, 수십억 달러의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니 자유가 생긴 것이죠. 당시 번아웃을 겪기도 했던 샤힐 라빙기아 입장에서는 지금의 방식이 본인에게 훨씬 더 잘 맞다고 판단을 한 겁니다. 8. 그렇게 생긴 시간으로 샤힐 라빙기아는, 검로드에서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기로 결심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자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선의 가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9. 그렇게 검로드는 풀타임 직원, 회의, 데드라인이 없는 기적의 회사가 됩니다. 10. 물론 이런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회사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는데요. 만나서 이야기하는 회의가 없으니, 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굉장히 잘해야 합니다. 11. 모두가 글을 잘 써야 하고, 오해가 없도록 충분히 길게 글을 써야 하죠. 또한 동시에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굉장히 명확하고 사려 깊으면서도 서로의 자유를 배려하는 수려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합니다. 12. 그리고 검로드에서는 세금 납부 기한 말고는 모든 일을 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진행합니다.더 빨리 만드는 것보다는 느리더라도 확실히 지금보다 더 나은 방식이라고 판단할 때만 새로운 기능을 세상에 내놓고요. 그래서 검로드에는 분기별 목표나 OKR 같은 것도 없습니다. 13. 대신 회사의 목표는 굉장히 명확하게 합니다. 검로드의 북극성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크리에이터가 버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 말이죠. 그리고 이는 측정하기도 쉬운 지표입니다. 14. 다만, 검로드의 방식이 누구나 채택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닙니다. 모두가 풀타임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퇴직 패키지나 복지 제도 같은 것도 없고요. 컴퓨터 등 장비 지원도 없고, 의료 보험 혜택도 없습니다. 유일한 장점이라고는 그저 자유롭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뿐이죠. 15. 하지만 이 자유를 위해서 능력 있는 사람들도 검로드와 함께 일하고 싶어합니다. 창업자인 샤힐 라빙기아는 한때 풀타임 직원 없이 회사가 성장하는 게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을 제안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16. 그런데 그때 그 누구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잘 굴러가고 있는데, 일반적인 회사처럼 보이기 위해 풀타임 직원으로 바뀐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선택이라고 말이죠. 17. 샤힐 라빙기아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지만, 그때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저 있어 보이기 위해 다른 회사들이 하는 것처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잘 돌아가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말이죠. 18. 그렇게 검로드는, 성장보다는 자유를, 속도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일보다는 삶을 중요시하는 회사가 되기로 합니다. 그리고 샤힐 라빙기아는 검로드를 이용하는 창작자에게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19. "9시부터 5가지까지 일하는 삶에서 벗어나세요. 정장 차림과 넥타이로 벗어 던지세요. 원하는 것을 만들고 돈도 버세요"라고 말이죠. 20. 물론 검로드의 방식이 정답은 아닐 겁니다. 다만, 디지털로 인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은 계속해서 가능해지고 있고, 일하는 방식도 계속 변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겠지요. 어쩌면 미래에는 더 다양한 방식의 일하기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더 등장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노안주 님께서 검로드의 창업자, 샤릴 라빙기아가 쓴 직접 쓴 <No Meetings, No Deadlines, No Full-Time Employees>을 번역해주셨습니다.

검로드 : 회의, 데드라인, 풀타임 직원 없는 기적의 회사

Odette Jansen's Notion on Notion

검로드 : 회의, 데드라인, 풀타임 직원 없는 기적의 회사

2021년 6월 5일 오후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