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프로그래밍 실력이 되어야 할까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가장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제 답변은 이렇습니다. '실무적으로 회사에서 시키는 것을 무리없이 구현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답 자체가 매우 추상적이고 애매하죠? 어쩔 수 없습니다. 저게 정답입니다. 회사마다 팀마다 포지션마다 요구하는 레벨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애매모호하다고 느껴지실 겁니다. 그러면 이러한 애매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밍 실력을 기르기 위해 준비하는 방법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바로 시중에 있는 책과 논문들, 블로그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을 전략을 사용하는 고객이 아닌 이를 개발하는 퀀트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뜯어보고 다시 이를 스스로 재구현해보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다보면 데이터 크롤링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지, 전략을 백테스트하는 모듈은 어떻게 설계해야할지, 베팅 사이즈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은 어떻게 구현해야할지 등을 끊임없이 사고하게 되고, 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면서 내 프로그래밍 근육이 점점 더 단단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 프로젝트들에 대한 경험을 얻게 된다면 자소서나 면접에서 이를 어필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해당 자질을 갖추었다고 느끼고 채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이 쉬울까요? 어려울까요?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펙보다는 이처럼 자기 진짜 실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스펙이라는 허상은 결국 언젠가는 다 뽀록(?)나게 되어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금융시장은 다른 곳보다 훨씬 냉정합니다.

Antifragile Networks

Naver

Antifragile Networks

2021년 6월 6일 오전 8:5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