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가 구성원들에게 소리지르는 특권(?)은 어디까지 용인해줘야 하는가?> 얼마 전 지인한테 이야기를 듣다가 생각난 질문이다. '대표가 소리 지르면 직원은 그걸 어디까지 받아내야 하지?' 1. 이야기 배경은 이러하다. 주간 회의 시간에 전 직원(10명 미만)이 함께 업무 및 회사 여러가지 현안을 가지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고 간 이야기가 대표 마음이 드는 의사 표현들이 아니었다고 했다. 대표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사무실 밖으로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더니 의견을 표시했던 직원에게 다가와서 '왜 자기를 자극하나'면서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눈빛 레이저와 함께. 마지막에는 그 자리에서 퇴사까지 일사천리 진행되었다고 했다. 2. 사단의 시발점이 업무 성과, 태도, 책임감에 대한 것이겠지라고 짐작했는데 그건 아니었다고 한다. 대신 '회사 성과에 압박을 느껴서 스트레스가 많은 자기한테 왜 맞추지 않고 다른 의견을 내면서 나를 자극하냐'라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소리지름이었다고 한다. 3. 그 대표가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화를 내면서 소리지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전조증상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자연법칙과도 같은..) 4. 위 이야기를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스타트업 대표역할이 처음이라면 아마도 모든 것이 낯설고 겁나고 불안하고 힘들 것이라는 점'이었다. 또한 그 와중에 구성원들의 결과물과 생각들 중 상당수가 맘에 안들고 짜증날 확률도 있을거다. 애초 다른 성향/업무스타일/경험을 가진 사람이 모였으니 그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은 default일 수 밖에 없으니... 5. 대표 개인 차원에서는 그럴 수 있으나, 법인 대표라는 위치는 다르다. 그렇기에 대표가 구성원들에 특정 주제에 대해서 어디까지 감정적으로 소리치고 윽박지를 수 있는 것인가란 의문이 들었다. 왜냐면 이는 일종의 위력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잘나간다는 스타트업의 평판 조회를 해보면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이 상식처럼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서.... 대표보다 열위에 있는 직원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란 생각이 머리 속에서 불쑥 솟아났다. 7. 비단 내 지인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도 이러한 일을 겪고 있을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의 건강한 스타트업 생활을 위해서 '스타트업 대표의 멘탈정상지수 체크리스트' 같은 지침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8. 1) 감정적으로 소리는 질러도 되는가, 안되는가? 2) 질러도 된다면 몇번까지 되나? 3) 소리의 크기는 몇 dB까지가 허용가능한가? 4) 1:1 혹은 전직원이 모인 장소 등 주변에 있어도 되는 인원 규모는 얼마까지 가능한가? 등등 디테일이 궁금해졌다. 9. 1)번부터 No 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만약 그 상황을 마주했을 때 직원이 대표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강대강 대응? 신고? 동료에게 도움요청?) 10. 직원 개인이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스스로 감내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감정소모도 크다. 정신적으로 힘들고.. 그렇기에 무언가 도움될만한 조언이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적 질문> 대표가 특정 직원을 타깃으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소리 지르고 압박하는 걸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하는가? -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는 대표가 소리지르면 고생 많은 대표가 한 행동이니 고분고분하게 받아줘야 하는가? - 아니면, 정확히 짚어주고 시정을 요구해야 하는가? - 이도 아니면, 입과 마음을 닫고,광속 퇴사 만이 답인가? - 바다와 같이 상대를 품어야 하는가, 변할 때까지? - 아니면,,,, (또 뭐가 있을까...)
2021년 6월 21일 오후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