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리의 시선] 번지수 틀린 대통령의 감사전화
중앙일보
대기업 총수나 부자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이나, 정부의 잘못들에 대한 비난은 대중에게 잘 팔리는 상품이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판단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실수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 있었던 우한 교민 수송에서 있었던 논란이 적합한 예이다. 정다운 우한 경찰 영사는 "고생고생해서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 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라며 조원태 회장을 비난했고, 뒤늦게 나쁜 여론이 일자 “1차 전세기에 탑승할 때 허리디스크 수술해서 오래 앉아계시기 힘든 분에게 비즈니스 좌석을 배려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감정을 조원태 회장님 탓을 한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영사의 말은 잘못됐다. 전세기의 자리 배치는 외교부의 권한이었고, 조원태 회장은 전세기 탑승을 꺼리는 승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비행기에 동승했다. 이런 사실을 가까이에서 접했을 현지 영사의 잘못된 발언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프레임을 되돌아보게 한다.
2020년 2월 7일 오전 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