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대해.
솔직히 지금 플랫폼이 쳐맞는 지점 중에 불합리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카카오와 네이버가 그 스타트업들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그분들은 1) 백수가 되거나 2) 파업 후 타 대기업 취업 3) 타 기업들이 인수했을 거다. 3번 시나리오에 글로벌 기업이 주연이었다면, 분명히 "멍하니 있는 사이 구글이 인수, 국내 플랫폼은 골목상권 침해에만 집중" 이런 헤드라인 떴을 거다.
다만, 플랫폼이 직/간접적으로 사회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 부분 2가지는 분명히 있다. 관련 연구원도 아니고, 그냥 사회 구성원으로서 말하자면 그 1번 분야는 교통이다.
배달 플랫폼과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도로 교통이 문자 그대로 헬됐다. 가뜩이나 서울은 대중교통이 촘촘한 정도에 비해 자가용이 참 많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배달오토바이가 끼얹어졌다. 이들이 전문 드라이빙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들 중 적잖은 수가 '문신돼지충'이라 비하받는 갱스터분들이라서 그런지 도로에서도 갱스터다.
나는 장롱이다. 운전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걸어다니면서도 이 배달 오토바이가 적잖이 무서웠다. 이 골목길에 저 속도가 맞아? 싶을 정도의 분을 여럿 보았다. 그런데 조수석에 앉아보니 공포가 2배되더라. 문자 그대로 시야의 바깥에서 제로의 영역을 틈타서 드라이빙하는 기사분들을 만나곤 했다. 조수석에 있는 나는 악 시발! 운전석에 있는 분들은 악 씨발! 을 소리치곤 한다.
솔직히 배달업체만의 잘못은 아니다. 8시에 시켜놓고 8시 10분에 왜 주문 안오냐는 전화가 가기도 하고, 8시 10분에 받아놓고 배달 늦다고 별점 1점 주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업체에서 안전을 교육하더라도, 배달기사분들이 거칠게 운전하면 해결 되지 않는다.
수혜를 본 사람이 비용을 대야 한다. 누가 가장 혜택을 볼까... 싶냐면 플랫폼 업체 아닌가 싶다. 단순히 법인세를 내는 것, 일자리를 만드는 것 이외에 분명히 이에 대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 사회적 비용을 왜 도로 위에 있는 사람들 전체가 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