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하고 살아!” 나는 이 말이 아주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진로를 위한 고민이나, 선택의 기로에 선 이에게 스스럼없이 이 말을 건네는 사람을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 정말 상대방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하는 말인가? 상대방의 처지와 고민의 무거움을 공감하며 던진 말인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살아!’라는 말은 참으로 달콤하다. 너무나 달콤해서 오히려 문제다. 지쳐 쓰러진 사람의 입을 벌리고 초콜릿 10여 개를 욱여넣는 것 같다. 달콤함을 툭 던진 사람은 의기양양할지 몰라도, 그걸 맛본 사람은 잠깐 달콤함을 느낄 뿐 금세 시무룩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인다. 정말 그럴까?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면 불행한 삶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면 행복한 삶일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그 둘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그것도 아주 격렬하게. 그리고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이분법적인 시선을 버려야 한다. 해야 하는 일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는 이유는 ‘타의성’ 때문이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하니까 하는 회사 일, 게다가 익숙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니 두렵다. 억지로 한다는 생각이 온 세포를 휘감는다. 행복할 리 없다. 하고 싶은 일은 어떨까? 듣기만 해도 달콤하다. 저혈당 상태에서 사탕을 한 입 가득 머금은 듯 심장이 요동친다. ‘자의성’이 강한 일, 익숙한 일,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일일 가능성이 높다. 나의 만족을 위한 일이니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관점으로 보면 그 둘은 상반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가 모호하다면 어떨까? 그 둘이 수시로 경계를 넘나든다면 말이다. 이제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1️⃣’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서로 요동치며 오간다. 이 둘을 따로 보지 말아야 한다. ‘해야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되는 경우가 있고,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하는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내 책을 출간하는 것은 일생일대의 ‘하고 싶은 일’이었다. 출판사와 첫 계약을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분주했던 시간은 잠시,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그것은 미룰 수만 있다면 미루고 싶은 ‘해야 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한번은, 정말이지 맡고 싶지 않았던 업무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계획한 대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자 그것은 어느새 하고 싶은 일이 되었다. 야근은 물론, 주말에도 마다하지 않고 일에 몰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2️⃣’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해야 하는 일’이 반드시 수반된다. 스타강사 김미경 씨가 말했다. “여러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아요? 강의예요,강의! 그런데 내가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뭔지 알아요? 강의 준비예요, 강의 준비!” 요즘 많은 사람이 유튜브 스타를 꿈꾼다. 쉽게 보이지만 할 일이 산더미다. 컨셉을 잡고, 원고를 쓰고, 방송 장비를 구비하고, 찍고, 홍보하고, 사생활을 노출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이런 해야만 하는 일들은 간과한 채 멋지게 포장된 모습만 보고는, ‘저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편하게 돈 벌고 재밌게 산다’고 결론 짓는다. 3️⃣’해야 하는 일’은 많은 선물을 안겨 준다. 나는 지독한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이다. 숫자 감각은 제로에 가깝고 엑셀은 이름만 들어봤다. 하지만 입사해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하려니 숫자와 엑셀은 필수였다. 고역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야 했다. 익숙해지고 성장하는 거 외에 다른 옵션은 없었다. 숫자와 엑셀을 다루는 일, 그것은 분명히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다.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 능숙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해야만 했던 그 일을 통해 성장한 나는 이제 그 능력을 다른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해야 하는 일’이 준 선물이다. 4️⃣’해야 하는 일’을 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보인다. 혹시, 해야 하는 일은 하기 싫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 부류인가? 시야가 넓어질 절호의 기회이다!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 자신을 미워하거나 세상을 탓하지도 말자. 아이러니하게도 해야 하는 일을 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보이기도 한다. 해야 하는 일에 익숙해지면 전문가가 되기도 하고, 그 일로 자신의 앞날을 꾸려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잘 모르겠다면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보자. 바로 그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이건 만고의 진리다.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면 다음이 보인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 둘은 서로 오가며 변하고, 상호 보완하며 시너지를 발휘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선물과 배움을 주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지금부터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한다고 생각해보자.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에 순간의 위로를 받았다가 또 다시 무기력해지기를 반복하는 제자리 걸음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 하고 살라는 달콤한 거짓말에 속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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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5일 오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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