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다큐멘터리 관람 포인트]
얼마 전에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다큐멘터리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주변에서 어땠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요. 한 마디로 설명하기에는 많은 포인트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관람 포인트가 있을지, "작품" / "타다와 타다금지법" / "팀 VCNC" 3가지로 나누어 정리해보았습니다.
📍작품
1️⃣ 타다가 만든 타다 다큐가 아니다
스타트업 다큐 하면 '토스'가 생각나죠. 저도 시사회 가기 전까지는 VCNC 팀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알고보니 감독이 VCNC 에 허락만 구한 것이고, 단독으로 제작했더라고요. 촬영에 쓰인 타다 카니발도 중고로 구입했다고요. 이걸 염두하면 전반적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한편으로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직접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2️⃣ 그러면 감독의 의도는?
상영 전 팜플렛과 감독 인사를 통해서 작품의 탄생 배경을 들었습니다. '타다금지법' 사건 이후로 그 전말과 팀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제작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사회/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진다거나,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드러낸다는 것 보다는, '예술영화'로서 한국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실제로 작품 전반에 걸쳐서 서울 곳곳을 찍은 장면을 넣었고, 수준 높은 재즈 음악감독과 협업 해서, 보고 듣는 재미가 있었어요. 독립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떤 소감을 남기실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타다'와 '타다 금지법'
1️⃣ 제품 '타다 베이직'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VCNC팀이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존 택시이용객들의 페인포인트를 짚어내며 만들었습니다. 영상에는 그 과정과 유저들, 고용 기사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는데요. 타다 광고인가 느껴질 정도로 얼마나 사랑받는 제품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공한 제품의 사례로 부럽기도 하고 인사이트도 되었지요.
2️⃣ '타다금지법'에 얽힌 것들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던 포인트가 정말 많았습니다. (1)불법인가 (2)기득권의 고집인가 (3)총선의 영향인가 (4)혁신의 억제인가 (5)정부가 나서야했나 (6)한국 스타트업만의 현실인가 (7)누가 이익/손해를 봤나 등등 이 부분만 가지고 한 바닥 이상을 채울 수 있습니다. '불법이 아니라고 하니 법을 고쳐서 금지한다'는 흐름과 과정은 충격이었지만, 정치/사회 이슈의 한 가운데였던 만큼 '타다 정말 억울했겠다'로 끝날 토픽은 아니니까요.
3️⃣ 요즘 서울시내에 보이는 타다?
분명 '타다금지법'이 통과 되었다고 들었는데, 서울시내 곳곳에서 타다가 보이죠. 타다 베이직 사업을 완전히 접은 뒤, 놀랍게도 6개월 만에 새로운 타다 서비스를 런칭 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진진 했어요.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진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타다 베이직에서도 그렇지만, 무조건 잘한 얘기만 나오는 건 또 아니거든요.
📍팀 VCNC
1️⃣ Value creators & Company
'타다'라는 제품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팀 이름은 VCNC 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치의 창조'가 이 팀의 비전이지요. 이 부분이 시사하는 바는 정말 큽니다. 후반에 VC가 평가하는 VCNC 팀에 관한 인터뷰가 나오는데요. 500억을 손해 봤는데 그 업계에서 계속 사업을 한다? 이해할 수 있는 평가를 하더라고요.
2️⃣ 위기의 극복?
솔직히 '위기의 극복'이라기 보다는 이 팀의 DNA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보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사업을 처음 해보는 팀이 아니었고, 모빌리티라는 '도메인'에 사활을 건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온 힘을 다해서 만들었고, 사랑받았고, 성공했던 서비스를 억울하게 접게 되어 절망하는 순간도 담겨있는데요. 그럼에도 정말 빠르게 타다 베이직의 성공요인을 회고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받아들이면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갔지요. 뭐랄까, 숱하게 겪었고 겪고 있는 위기 중에서, 이번에는 좀 컸지만 그렇다고 그 다음에 할 일이 다르지는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3️⃣ 토스-타다? 비바리퍼블리카-VCNC!
스타트업 관련해서 최근 가장 핫한 뉴스는 토스의 타다 지분 인수입니다. 금융과 모빌리티의 만남이 이목을 끌고 있지만, 저는 이 결합이 (비록 예상치 못해 놀란 건 맞지만) 너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토스'와 '타다'의 만남이 아니라 '비바리퍼블리카'와 'VCNC'의 만남이라는 점에서요. 혁신과 가치라는 키워드가 너무 잘 어울리고, 실제로 비전으로 삼고 있는 팀들인 만큼,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상당히 기대됩니다!
👉 이 작품은 10월 14일에 개봉됩니다. 작품을 더 의미있게 관람하고 싶다면, 관람한 뒤에 이런 토픽들에 관해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눠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부제는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인데요. 과연 정말 그러한지는, 스타트업 종사자분들이 앞으로 남겨주실 후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