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하지 않는 PO가 되기 위한 장치들>> “아직 충분한 검증을 위한 모수가 모이지 않은 것 같아요” “타겟팅이 잘 되지 않은 실험인 것 같아 마케팅을 재정비하고 다시 실험하는게 어떨까요?” “아직 이 기능이 나오지 않아서 판단을 내리기 좀 이른 것 같아요” 하루에도 수십 번, 많은 변명들이 오간다. 나쁜 PO는 계속 변명을 하고, 좋은 PO는 할 수 있는 걸 한다. 매일 아침마다 변명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업무에 임하는데, 막상 일을 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변명이 튀어나온다. 온갖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만약 내 가설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건 결국 내 무능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이러한 방어기제는 인간 본연이 갖고 있는 기질인 확증편향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확증편향이란 어떤 가설이나 명제가 주어지면 그것이 맞다는 증거를 찾는 데 몰입하는 경향을 말한다. 흔히 하는 말로 보고 싶은 것 보고, 믿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취하는 행동을 말한다. 신규 프로덕트나 기능을 런칭할 때 PO의 직관이 분명 들어가있기 때문에 프로덕트를 런칭한 이후에 본인의 가설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본인이 일잘하는 PO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견제하는 장치들을 잘 만들어놓는게 중요하겠구나 생각했다. 1. Pager를 쓸 때 성공지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기 - Pager에 들어있는 성공지표는 실제 프로덕트를 검증할 때가 되면 막상 의미있는 지표가 아닐 확률이 높다. 이 기능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거를 찾기 바쁜 시기이고, 검증은 추후의 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성공지표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Pager를 쓰는 이 시기야말로 가장 객관적으로 성공지표를 고민할 수 있는 시기이다. 2. 성공지표를 검증할 수 있는지 데이터팀과 충분히 논의하기 - 성공지표에 대해 혼자 고민하다보면, 실제로 검증할 수 없는 형태의 데이터인 경우도 있고, 일정한 기준으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지 않아 유용한 데이터가 아닌 경우도 많다. (정말 많다) 무엇보다 데이터팀의 경우 데이터 검증의 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더 좋은 성공지표를 제안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성공지표에 대해서 팀원에게 미리 공유하고 얼라인을 맞추고 나면 제품 출시 후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때 잡음이 적다. 3. 검증 시한 정하기(검증 모수) - 이 부분 역시 데이터팀과 논의하면, 가설 검증을 위한 검증 모수에 대한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면 검증 시한도 같이 정할 수 있다. 검증 시한이 없으면 한도끝도 없이 가설 검증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있다. 4. 마케팅팀을 탓하기 전에 본인 잘못이 없나 물어보기 - 마케팅팀에서 가설 검증을 위한 정확한 타겟을 유입시키지 못했다면, PO가 마케팅팀에게 정확한 가이드를 주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먼저 본인이 마케팅팀에게 협업 요청 문서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개선점이 없는지 살펴보자. 결국 PO는 제품 전반을 담당하기 때문에 R/R에 관계 없이 프로덕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 본인의 잘못으로 생각할수록 개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2021년 11월 26일 오전 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