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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픽사가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리라고 믿을 정도로 어리석지 않습니다. 실패는 새로운 일을 할 때 반드시 따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2. “(그래서) 관리자의 역할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실패했을 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겁니다” 3. “(특히) 신뢰라는 건 (구성원들이) 일을 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일을 망쳤을 때조차 믿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신뢰‘입니다” 4. “픽사는 감독을 외롭게 혼자 두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주체는 감독이지만, 그런 감독들도 어려움에 봉착하면 도움을 줄 존재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브레인 트러스트’입니다” 5. 모두 에드 캣멀의 말입니다. 이런 에드 캣멀을 두고, 스티브 잡스는 “에드 캣멀은 자만이나 편견에 빠지지 않고, 자기 자신과 조직을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6. 그리고 에드 켓멀이 쓴 <창의성을 지휘하라>를 가지고 트레바리에서 독서모임을 한 날. 한 드라마 PD분에께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존 래세터, 피트 닥터 같은 픽사의 성공한 감독들은 도대체 왜 픽사를 떠나지 않고 오랫동안 픽사에 머물렀을까요? 저는 그게 제일 의아하고 궁금해요” 7. 창작자들 중에는 거대한 성공을 경험하고 나면, 독립해서 본인만의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픽사의 창작자들은 계속 픽사에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분께서는 그게 의아하다고 하셨습니다. 8. 실제로 존 래스터의 경우, 끈질긴 디즈니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픽사를 떠나지 않았죠. (물론 결국 픽사와 디즈니가 합병되긴 했지만요) 9. 물론 제가 창작자 개개인들이 왜 픽사를 떠났는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저는 그 중심에는 에드 켓멀과 그의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처음 컴퓨터 그래픽 기반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한 후, 토이 스토리가 개봉하기까지 25년의 세월 동안 상처 받는 예술가들과 함께 전진하면서 쌓아온 에드 캣멀의 노련함과 성숙함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픽사는 존재하지 않았겠죠 10. 그래서 저는 픽사를 하면 떠오르는 좋은 조직 문화나 체계적인 창작 시스템, 그리고 훌륭한 복지 제도 같은 것들을 벤치마킹이나 따라히기 이전에, 에드 켓멀이 보여준 끈기와 성숙함부터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성숙한 조직 문화 역시 리더의 성숙함에서 비롯될지도 모르니까요. 11. 그래서 지나친 찬양일 수도 있지만 좋은 조직 문화나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상처 받은 예술가들조차 의지할 수 있는 에드 캣멀 같은 사람이 되는 것. 어쩌면 그것부터 꿈꾸는 것도 아주 조금은 중요하지 않을까요? '좋은 조직 문화나 픽사로부터 배우고 싶은 시스템이 있느냐'는 질문을 보면서 저는 이 생각부터 먼저 들었습니다. 이상입니다. ++ 랜선 트레바리 <창의성을 지휘하라> 채널에 올린 글을 살짝 편집했습니다.
2020년 4월 14일 오전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