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인 줄 알았는데 밀어보니 문이었더라》
걱정이 들 때면 혼자 주문처럼 외우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문은 밀기 전에 벽이었다. 걱정하는 일이 10가지 있다면 그중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1가지 혹은 2가지 정도입니다.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1️⃣ 처음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닐까?
2️⃣ 걱정하는데 쓰는 에너지와 시간을 다른 데에 쓰는 게 낫지 않을까?
3️⃣ 걱정하느라고 10가지 걱정이 점점 불어나서 11개, 12개, 20개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을 하고 싶어서 하나요?"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걱정은 우리 몸의 불수의근과 같아서 내가 하고 싶어서 하기보다는 저절로 생기는 느낌이죠. 맑게 개인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듯이요. 그런데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습니다. 잠시 비가 지나가길 기다릴 수 있고 이건 다행히 선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비를 맞으면 옷도, 신발도 젖고 체온도 떨어지죠. 가방에 든 아이패드에 물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마스크까지 젖으면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죠. 그럼 이번주 모든 일정이 꼬여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걱정이 있을 때 잠시 멈춰서 여유를 가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생각만큼 큰 걱정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도 있고 걱정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장마가 아니라 지나가는 소나기였을 수도 있잖아요. 지금 걱정하는 것들 모두 의외로 괜찮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