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몰토크(small-talk)를 즐기는 편인가 아닌가? 소소하게 나누는 가벼운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사생활은 묻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법한 소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도 이유지만, ‘굳이’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경우도 있다. 잡담과 다를 바 없지 않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가벼운 대화가 조직 내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업무 완수나 구성원 간 합의 도출에 필요한 조언, 정보교환, 피드백, 사회적 지지 등 상호 이해, 정당성 확보,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대화를 의미있다고 여겼다. 반면 회의 또는 면담 전후에 나누는 짧은 담소, 출퇴근 시 나누는 인사와 같이 일상에서 주고받는 피상적이며 가벼운 가벼운 대화는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 왔다. 하지만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2016년 북미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72%가 직장 동료들과 주말 계획이나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44%는 스포츠, 36%는 TV 프로그램 등 업무와 무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특히 회의나 면담 전후에 나누는 가벼운 대화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본격적인 업무 대화가 더 우호적이고 덜 논쟁적으로 흐른다고 응답했다. 그밖의 여러 연구에서도 직장 내 소소한 대화는 조직 생활의 윤활유처럼 퇴근 시에 느끼는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럿거스대, 캘리포니아대, 캔자스대,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1)상호작용 의식 이론*과 2)마이크로 역할 전환*에 기반해 무의미해 보이고 일회적인 일상 대화가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동시에 개인의 3)자기-감시* 성향이 소소한 대화와 긍정적 경험 간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도 고려했다. *1) 대면 상호작용의 참가자들이 상징화 된 신호를 자발적으로 표현해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 *2) 업무 시간 동안 개인들은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서 수시로, 반복적으로 심리적이고 물리적인 전환을 한다. *3) 다른 사람의 변화나 상황적 단서를 파악해서 자신의 행동을 조정하는 능력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1️⃣소소한 대화는 상호 인정, 연결감, 사회적 응집력을 촉진해 긍정적인 사회적 감정을 느끼게 한다. 또한 업무 종료가 가까워진 시점에서 낮은 정신적 활동이 필요한 일로 전환하는 것은 업무에 과하게 몰입되는 것을 막아주고 각인된 긍정적인 기분 또는 신체적 에너지가 퇴근 이후까지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된다. 2️⃣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연결감을 느끼는 상대에게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소한 대화는 사회적 연대감과 조직시민행동의 의도를 높인다. 3️⃣잡담은 현재 수행하는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주의를 분산시켜 집중력이 저하되고 인지적 자원은 고갈된다. 업무 완수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의 부족은 결과적으로 조직시민행동을 실제로 실천할 기회를 감소시킨다. 4️⃣자기-감시 성향이 높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 행동, 감정을 주의 깊게 살피고 상황적 단서와 규범에 세심하고 유연하게 반응하기에 타인과 긍정적, 사회적 감정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이들에게는 소소한 대화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개인 간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업무 수행과 관련있는 고차원적 상호작용, 조직 내 가십 등 대부분의 구성원이 한 공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을 가정했다. 하지만 시공간의 제약 없이 근무하는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 연구 결과가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주는 교훈은 회사 내 같은 공간에서 회의나 업무 전후, 휴식 시간에 주고받는 사소한 일상의 행위들이 중요한 업무 대화나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구성원 상호 간 연대감과 긍정적 감정을 유발해 협업을 포함한 업무 진행을 원활하게 하고 웰빙과 친사회적 동기를 높인다. 하지만 소소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중단하고 시간, 에너지, 자원을 업무 외적 영역에 사용해야 한다. 의식적인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화는 핵심 업무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고 인지적 몰입을 저해하여 개인이 업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부분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연구진은 소소한 대화가 업무 몰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개인의 자기-감시 성향에 따라 달라짐을 밝혀내고 이를 조직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을 찾았다. 구성원들이 상황적 단서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반응하며 소소한 대화를 라포 형성이나 긴장 완화 등을 목적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경우, 웰빙과 친사회적 행동은 증가하고 업무 몰입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약화된다. 요약하자면, 조직 내에 구성원들이 즉흥적이며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접촉의 기회를 높여야 한다. 출퇴근, 회의 시작 전후, 과업이나 역할 전환 등과 같은 ‘의식의 이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한된 일부 시간 만큼은 가벼운 대화를 실시함으로써 가벼운 라포 형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이런 노력들이 업무 효율성 향상과 긍정적 조직 분위기 조성에 촉매제가 될 것이다.

"슬램덩크 봤어?".. 업무시간 중 스몰토크가 효율 높인다ㅣ인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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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4일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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