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이노sayno'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저는 막연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분의 글을 엮어서 나온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1위가 되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제 생각이 너무 편협했습니다. 혹은 많은 사람이 모르기를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년쯤 세이노의 가르침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이노의 글을 모아둔 PDF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어요. 어떤 경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성공하여 부를 이룬 사람의 매운맛 이야기가 첫인상이었습니다. 다음에 있는 카페에도 가입했습니다. 그분의 글과 가르침을 나누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카페입니다. 이후에 PDF를 제본한 버전을 사서 읽었습니다. 날카로운 생각들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새로운 관점에는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추천한 책들은 거의 모두 읽었습니다.
2.
세상은 넓고 성공한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성공까지의 과정이나 여정 그리고 생각을 나누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들에게는 굳이 그럴 이유나 동기가 없습니다. 시간의 가치가 매우 귀한 바쁜 삶을 사는 사람들인 까닭이겠지요. 이런 사람들 중 세이노는 독보적으로 유니크한 분입니다. 그분의 정체는 모르지만, 그의 가르침에 많은 사람들이 자극을 받습니다. PDF와 제본판을 읽었지만 이번에 나온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카페에 등록되었다 삭제되어 미처 읽지 못했던 글이 실려있었기 때문이에요. 기존 글에 2022년에 수정된 내용이 덧붙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글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을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성장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겁니다. 2023년 지금의 나는 십여 년 전 2010년과는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처음 읽을 때의 느낌과 생소함을 기억합니다. 완전히 흡수하고 공감되지는 않았습니다. 자극이 되었던 내용도 있지만, 당시의 생각이 달랐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때와 같은 글을 지금의 내가 다시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습니다.
3.
책을 다 읽었습니다. 예전 PDF로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책 같습니다. 정확히는 같은 책과 텍스트이지만 읽은 제가 변한 것이겠지요.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배경과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필터가 됩니다. 아는 만큼 보고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이 책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실린 글들도 좋았습니다. 새로운 글 중 잠재의식을 언급한 부분은 놀라웠습니다. 정확히 잠재의식으로 지칭되지는 않았지만요. 명확히 설명할 수 없고,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원문에서는 삭제했었다는 내용도요. 논리적으로 타인에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것들이 삶에는 참 많으니까요.
책을 다 읽고 따뜻함이 남았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감정입니다. 그간에는 낯설고 날카롭고 매서운 느낌만이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이번에는 행복이나 외로움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가르침과 이야기의 텍스트보다, 경험과 조언을 나눠준 사람, 세이노가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대한 경험과 가르침을 모든 사람에게 기꺼이 대가 없이 내어주는 것이 가장 큰 배움입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드물다. 진정한 행복은 사람들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고, 도전하게 만들고, 빠져들게 만드는 흥미로운 것들과 관련이 있다. 나 역시 여전히 어딘가에 몰입하고 도전하여 빠져드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것이 무슨 커다란 사업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아내가 사 온 너무나도 특색 없는 유니클로 셔츠를 내가 좋아하는 색상으로 직접 염색하는 것에서도, 우연히 발견한 책에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글을 발견하는 것에서도,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것에서도 나는 충분히 몰입하고 빠져든다. 행복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외부 요인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도 아니고 순간순간 충분히 몰입할 때 찾아온다. 칙센트미하이가 몰입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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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화폐에 대해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쪽으로 떼돈을 번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귀를 쫑긋거리고 관심을 갖는다. 문제는 자기 학습을 통해 배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떼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투자 조언을 우선시하면서 따라 하려고 한다는 데 있다.
나는 종종 사람들에게 Life is a porcess of solving poblems(인생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영어로 그 말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 나가는지를 ‘이론적으로’ 장황하게 늘어놓은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내가 볼 때 그런 말들은 뜬구름 잡는 이론에 불과하지만 딱 하나 마음에 드는 말이 있었다. Re-Wire your brain인데, 직역하면 ‘너의 두뇌를 재구성하여라’가 될 것이고, re-wire가 전선을 새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의역을 한다면 ‘생각의 틀을 다시 구성하여라’라는 말이 될 듯싶다. 그러나 생각의 틀을 다시 구성한다는 것이 말하기는 쉽지만 우리 머릿속 전선들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즉시 재배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글판 위키백과에 ‘문제 해결’이라는 항목이 있다. 그것을 찾아서 읽다 보면 ‘꿈: 비각성 상태에서의 문제 해결’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지금 이 책은 덮어 두고 그것부터 먼저 읽어라.
나는 마블 영화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나오는 명장면을 기억한다. 지하 동굴 감옥에서 웨인이 빠져나오려고 몸에 밧줄을 묶고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가는 장면 말이다. 마지막 단계는 꽤 거리가 먼 곳의 돌을 잡아야 하는 것. 그것을 못 잡으면 떨어져 죽는다. 이미 웨인은 밧줄을 몸에 묶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깨닫는다. 밧줄을 몸에 묶는 것 자체가 실패하여 떨어져 죽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 최후에 웨인은 밧줄 없이 맨몸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스크래치 하라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고민은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그대로 실행하라.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면 무시하라. 고민하나 안 하나 결과는 똑같지 않은가. 그러므로 고민은 10분만 하라. 고민과 문제를 혼동하지 마라. 고민은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운다는 뜻이고, 문제는 해답 혹은 해결이 요구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고민이 어떤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고민은 중지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경험적 지식은 존중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사례에 대한 해결 능력은 신뢰하지 않는다.
Integrity는 머릿속에서 옳다고 믿는 생각들과 행동이 엇갈림 없이 하나 된 상태를 의미한다.
코인이나 NFT는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계속 생겨야, 즉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계속 존재하여야 가치가 유지되는 것인데 그 게임의 주된 투자자들은 ‘영끌’로 표현되는 계층이고 부유층은 아니기 때문에 가치의 급격한 추락 시점이 필연적으로 올 것이라고 믿는다.
장사는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를 중심으로 하여 근거리 원내의 사람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사업은 그것이 행하여 지는 지리적 장소가 주는 한계를 뛰어넘어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장사는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가 곧 고객과 만나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영업장소가 된다. 때문에 위치가 중요하다. 반면에 사업은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를 벗어나 고객과 만나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하게 된다. 장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은, 돈만 노리면 돈을 절대 벌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10년 후의 금송아지보다는 지금 당장 남들보다 더 많은 월급과 더 좋은 복지제도를 원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월급만 한 값어치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 마련이라는 것도 나는 안다. 그래서 내가 내렸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월급을 주는(혹은 결정하는) 사람과 월급을 받는 사람 사이에는 영원한 계곡이 있다.
사업을 할 때 알아야 할 것들
첫째, 광고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입소문이라는 것을 믿어라.
둘째, 경쟁이 없는 것들을 새롭게 찾아서 들어간다.
셋째, 그 업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그 업종을 버리거나 또는 현상 유지만 하게 하고 다른 업종을 추가한다.
넷째, 오버헤드 코스트를 최대한 낮추어야 하므로 신규 인력의 채용은 최대한 하지 않는다.
다섯째,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는 다소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겁내지 말라.
여섯째, 한정된 시간에 복수의 일을 하려면 효율이 높아야 한다. 효율을 높이려면 끊임없는 업무 개선이 필요하다.
일곱째,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라.
여덟째, 각자가 개별적으로 지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 노력과 시간을 축소시키려면 자신이 알게 된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여야 한다.
아홉째, 전체 회식이나 단합 대회, 운동회 같은 것은 없다.
장사나 사업의 아이템은 남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편리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게 저절로 당신 눈에 들어와야 한다. 아이템이 당신 눈에 저절로 보여야 한다는 말은, 어 이게 왜 없지?라는 뜻이다.
2. 부자로 가는 길목에서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는 좁은 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더럽고 위험하고 힘들고 폼이 안 나는 것들이다. 바로 그런 것을 해라. 그러면 돈을 번다. 경쟁자가 적으므로.
여러 신문들을 읽었던 이유는, 누군가 나눠 주는 보도자료가 아닌 것, 즉 기자가 독자적으로 발굴한 것을 읽기 위함이었다. 그게 진짜 뉴스이니까. 종이 신문을 지금은 2개만 보고 (광고를 보기 위함이다) 인터넷에서는 10개 넘게 읽는데 조중동을 비롯하여 한겨레, 한겨레 21, 미디어오늘, 조세일보도 본다. 경제란 다음에 보는 지면은 문화란이다. 문화를 알아야 인간을 이해하고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지면들에서 내가 집중을 하며 보는 것은 광고이다. 광고는 사회의 단면이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어떻게 노리고 있는지를 보여주기에 유심히 본다. 이런 상품이 나왔구나, 이 동네는 부동산이 이 정도 가격이구나, 구인 광고를 이렇게도 하는구나 등등을 재빨리 눈에 집어넣는다. 인터넷에서는 이것을 못 얻는다.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비스킷 통에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자꾸 먹어 버리면 그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 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다,라고.”
-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중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고 소유만 하여도 기쁨이 되는 것이 아니라 꼭 남들에게 보여 주며 자기 가치관을 드러내고 호응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어릴 때부터 자신의 소유물을 보여주는 문화에 물들어 왔기 때문 아닐까?
가장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드물다. 진정한 행복은 사람들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고, 도전하게 만들고, 빠져들게 만드는 흥미로운 것들과 관련이 있다. 나 역시 여전히 어딘가에 몰입하고 도전하여 빠져드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것이 무슨 커다란 사업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아내가 사 온 너무나도 특색 없는 유니클로 셔츠를 내가 좋아하는 색상으로 직접 염색하는 것에서도, 우연히 발견한 책에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글을 발견하는 것에서도,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것에서도 나는 충분히 몰입하고 빠져든다. 행복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외부 요인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도 아니고 순간순간 충분히 몰입할 때 찾아온다. 칙센트미하이가 몰입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돈 문제 이외에는 건강이나 가정이나 직장에 아무런 문제도 없는 사람들에게 돈이 생기면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말인가? 잠시 동안만 그렇다. 왜 돈 문제 이외에는 걱정 근심이 없는 사람들에게조차 돈이 영원한 행복을 안겨다 주지는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인간은 환경이 바뀌면 재빨리 그 새로운 환경을 아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는 그 이상을 바라기 때문이다. 이른바 ‘당연 심리’이다. 전세를 살던 사람이 자기 집을 마련하였을 때의 기쁨이 몇 년 못 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행복은 상대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는 독립적인 행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비교 심리’이다. 언제나 우리 눈에는 남들이 더 행복해 보이고 남들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상대적으로 불행하게 여기게 된다. 특히 주변에 세속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있게 되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불행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우울해한다. 나는 이것을 ‘주변인식’이라고 부른다.
3.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
막힌 부분을 어떻게 뚫어야 하는지를 아는 늙은 개는 어느 분야이든 있는 법이다. 이 세상을 살다 보면 도저히 해결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실은 뭔가 해결 방법이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 몰라서 절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네 머리로 모든 인생살이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아라. 표범이 널 잡아먹으려 한다고? 네 친구들에게 물어봤자 위로는 받을지 몰라도 헛수고에 지나지 않는다. 네 친구들도 자기 잡아먹으려 드는 표범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해라. 그 문제의 해결 방법을 이미 터득하여 알고 있는 늙은 개들이 네 주변에 있다.
나는 어떤 때는 1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바쁜 와중에 어떻게 그렇게 많이 읽을 수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비밀이 있다. 나는 100권의 소설을 그렇게 읽은 것이 아니다. 나는 부자, 성공, 경제, 투자, 일, 경영 등에 대한 책들을 우선 읽는다, 이런 책들에는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는 시간이 단축된다.
1. 최대한 쉽게 되어 있는 책부터 읽어라.
2. 실전을 다룬 책들을 먼저 읽어라.
3. 같은 부류의 비슷한 책을 여러 권 읽어라.
4. 아는 내용은 넘어가라.
5. 외우려고 하지 말라. 이해하는 데만 신경을 써라.
6. 짧은 기간에 한 분야에 대한 책들을 몰아서 읽어라.
돈에 대한 책들은 오직 부자들만이 정확히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으며 경영이나 사업에 대한 책들 역시 경영자들과 사업가들만이 그 가치를 평할 수 있다. 그들만이 경험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자들과 경영자들, 그리고 사업가들은 자기 일이 바쁘다 보니까 귀찮아서, 혹은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음도 기억하라.
책은 독자가 살아온 세월의 흔적에 따라 공감 수치가 달라지게 된다. 책뿐만 아니라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책을 읽는 목적은 지식을 배양하고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 데 있다. 하지만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이 계속 비슷한 것만 찾으면서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증 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과 다른 책들은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생각의 폭과 깊이는 결코 넓어지지도 깊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책들도 찾아서 읽어라. 내가 균형 잡힌 판단력을 갖기 위해 한겨레와 조중동을 같이 읽는 것처럼 말이다.
펀드의 경우, 그 종류가 적어도 1만 개 이상 될 텐데 도대체 누가 그런 상품들을 만드는 것일까? 금융공학자들이다. 어떻게 만들까? 각종 금융 데이터와 통계 수치 등등을 근거로 만들게 되는데, 확률적으로 카지노처럼 그것을 만들어 운영하는 쪽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지 그것을 구매한 사람에게 더 유리하게 만들 리는 없지 않을까? 그래서 금융공학자들이 만든 상품은 섣불리 믿으면 안 된다. “자본시장이란 게 원래 사람들의 적당한 무지와 탐욕을 동력으로 굴러나는 곳” 재벌 집 막내아들에서 나오는 말인데 백번 맞는 말이다.
외로움은 그 어떤 목표이든 간에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수없이 겪었을 통과의례이다. 혼자서 노력하는 과정 중에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햇빛, 하얗게 쌓인 눈, 후드득 떨어지는 소나기, 그런 것들을 배경으로 하여 때 없이 밀려드는 외로움, 보고 싶은 얼굴 등등이 스스로를 외롭게 하고, 이어서 “내가 도대체 꼭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감마저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안다. 그래서 나는 장담한다. 만일 당신이 어떤 목표를 향하여 정진하는 과정을 이미 시작하였거나 시작하려고 한다면 이제 곧 문득문득 외로워질 것임을. 외로움은 언제나 고통을 수반한다. 고대 희랍인들은 파테마타 마테마타라는 말을 하곤 했다는데 고통으로부터 배운다는 뜻이다. 외로움의 고통을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