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음모론이 널리 퍼지는 이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심리학 539 [책, ‘마음의 법칙’] 25 환상 오류 미국의 인기 드라마 <섹시&시티>에서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등장인물 가운데 한 명이 최근 알게 된 이성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이유를 궁금해합니다. 오만가지 상상을 하는 그에게 누군가 이렇게 알려 줍니다. “그는 너한테 반한 게 아니야” 이와 비슷한 경험은 아마도 저와 여러분들에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너무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부푼 꿈을 안고 입사 지원했는데 서류에서 똑! 떨어진 경우, ‘지금은 때가 아니구나, 내가 너무 잘나서 나를 담아내기에 회사 그릇이 작구나, 나보다 더 잘난 우주 최고 인재가 동시에 지원해서 내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구나.’ 상상하게 됩니다. 왜 우리는 온갖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끌어다 대면서까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려는 걸까요? 그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서 우선 ‘통제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통제력은 여러 가지 단계가 있는데 가장 강력한 통제력은 내가 사건의 연관성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스릴 수 있을 때 얻어집니다. 두 번째는 직접 상황을 다스릴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설명은 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어느 정도 안도감을 느낍니다. 최악의 단계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설명도 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도대체 왜 그런지 알 수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인간은 절망하고 낙담하게 됩니다.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에 탈락 통보를 받은 이후, 에라 어디든 가자는 심정으로 묻지 마 입사 지원을 시전하는데, 거짓말처럼 입사 지원하는 족족 서류 광탈을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과 같습니다. ‘아니 내가 이런 회사에도 합격이 안 된단 말인가! 어떤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신이 나에게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놀라는 신호인가!’ 이런 무력감은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우리 뇌는 아예 허용하지 않으려 듭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상황을 설명할 근거를 찾아 나섭니다. 우리가 통제력을 잃으면 잃을수록 주변의 모든 일을 날조하면서까지 어떻게든 설명하려는 강한 욕구를 갖게 됩니다. 아침 출근길에 강아지 똥을 밟아서 하루 종일 회사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엄마가 생일도 아닌데 맛있게 끓여주신 미역국을 먹고 학교에서 시험을 잘 못 보게 되었다. 이성친구가 바람을 피운 이유는 원래 그런 나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는 사람은 세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갑자기 어떤 불운한 이슈가 발생해도 그저 아무것도 아닌 혼란이라고 느긋하게 반응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새똥이 날아와 어깨에 맞은 이유는 그저 새가 응가를 참지 못하고 공중에서 변을 본 더러운 우연이지 나에게 안 좋을 일이 생길 암시가 아닌 것입니다. 우리 중 누가 새가 날아다니는 것을 통제할 수 있나요? 내 변 나오는 타이밍도 통제 못해서 가끔 바지에 지리는 일도 있는데, 새의 대장 활동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리고 상황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설명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채용 담당자는 나에게 분명히 능력이 부족해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 상황에 따라 부득이 이번에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이유가 느낌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참아보는 것이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연습입니다. 성숙은 하고 싶은 일을 절제할 줄 알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인내로 해낼 때 얻게 되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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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12일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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