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거의 매일 아침 스타벅스에 갑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 거의 20년째 그러고 있네요. 해외 여행을 가서도 굳이 그 지역에 스타벅스에 방문해서 커피를 마시곤 합니다. 이 스타벅스에서 느끼는 감정과 경험, 그 배경에 대해 '아~'라고 되뇌이게 한 책을 읽었습니다. 스타벅스 CEO이자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의 두번째 모험 ‘온워드(onward)’. ‘커피 한잔에 담김 성공신화’를 읽은지도 18년이 지났고(이 책은 99년에 나왔죠), 그 사이 스타벅스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물러난 창업자가 다시 복귀하여 턴어라운드를 이끈 드문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부터 2009년여까지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 본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감지하고, 다시 돌아와 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이를 헤쳐나가는 도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티브 잡스(애플)와 마이클 델(델 컴퓨터) 두 사람 정도가 떠오르네요. 델은 비슷한 시기에 복귀하여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델컴퓨터 사례는 학부 내내 성공한 기업 사례로 많이 다뤄졌었는데, 정작 2008년 이후로는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한 듯합니다. (PC에서 모바일시대로 넘어간 탓이겠죠. 혹은 제 무지거나) 실제로 책에서 하워드 슐츠는 복귀와 관련하여 델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고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이 책에 나온 슐츠는 다른 CEO 자서전과 조금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에는 슐츠가 창업자로서 갖는 애정,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공유되고 구현되어야 하는 가치가 계속 강조됩니다. 다만, 이러한 가치는 정성적이고 측정하기 어려운 성격이 있습니다. 당시, 스타벅스는 성장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매장 증가율, 매출 증가율, 동일매장 전년대비 매출신장율 등을 지표로 삼고 있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장 전략으로 2007년부터 수익성에서 문제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는데, 이는 금융위기 그림자가 슬슬 드리우기 시작한 시점과도 비슷합니다. 물론 슐츠가 주목한 것은 커피 맛 저하, 스타벅스와 지역사회와의 유대감 약화, 파트너들의 방향성 상실 등 정성적인 가치가 더 커보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은 하워드 슐츠가 이를 해결하는데에서 더 나아가 더 나은 스타벅스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이야기 입니다. 두 가지 포인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1) 창업주의 관점과 경영자의 관점 2) 균형 1) 에 대해서는 하워드 슐츠도 잘 기술하였습니다 “창업주의 시각은 독특하다. 창업주는 회사를 직접 세운 장본인이다. 따라서 창업주인 내가 스타벅스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경영자가 가지는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창업자의 시각에는 장점과 약점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인정한다. (중략) 하지만 때로 특정한 문제에 대해 이성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은 창업주의 결정적인 약점이다.” 2) 균형은 1)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업의 본질/가치를 지키면서 재무적 지표간의 균형을 잡는 일. 본질을 지키는 것은 때로는 비용을 발생시키고 매출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금융사, 투자자, 또는 이사회에게 설득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재무적 커뮤니케이션과 전략적 방향성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슐츠’가 지향하는 스타벅스 가치는 챕터 23에 잘 나타난다고 봅니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스타벅스-파트너-지역사회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어떤 가치를 공유하며,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아야 하는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2009년 파트너들과 하는 리더십 컨퍼런스를 2005년 카트리나 피해로 여전히 재건에 어려움을 겪는 뉴올리언스에서 개최합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프로그램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에 헌신적으로 참여하며 뉴올리언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데요, 스타벅스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그리고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이 나와 있습니다. 도입부에 나온 2008년 2월 미국 전 매장 문을 닫고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한 것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휴대폰 화형식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또다른 인상적인 구절은 “1년 안에 상부관리자들 대부분을 내보내거나 또는 신임 관리자로 교체하게 될 것입니다” 선한 의지나 능력과 달리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겠죠. 자신이 물러나기 전에 발탁하고 같이 성장했던 사람이라도 상황이 바뀌면, 다른 인물들이 필요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가장 격동적이었던 시기에, 일선에 복귀한 창업자가 자신의 꿈이 담겨있는 회사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고민과 다양한 방편들, 그리고 실패를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마지막 챕터에 있는 말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나는 리더십의 핵심이란 사람들에게 확신을 불어넣는 것이라 믿는다. " *'온워드'는 지금 절판된 듯합니다. 저도 중고서적을 겨우 구매하였습니다. 지금 온워드를 검색하면 픽사 온워드가 가득하네요. 물론 이 영화도 정말 감동적이기 때문에 추천드리지만요...

온워드 Onward

예스24

온워드 Onward

2020년 9월 16일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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