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기업 임원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이다. ‘각자 자신이 자랑할 만한 강점 5가지를 써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임원들이 스스로도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이렇게 털어놓는 것이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늘 문제점과 고칠 것만 생각해오고,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자랑할 만한 강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못하는지는 줄줄 쓸 정도로 나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작 내가 뭘 잘하는지에 대해선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누가 말해준 적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공자의 인재 육성 비결 ‘마음껏 활개쳐라’

생각해보라. 자신의 강점에 대한 파악과 인정 경험이 없는 리더가 직원의 강점을 개발시킬수 있겠는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한다.


직원 육성도 마찬가지다. 노벨상 리더 밑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줄줄이 나오는 것처럼, 인재육성형 리더밑에서 육성리더가 배출되는 법이다. 우리 사회는 유독 감점엔 엄격하고, 가점엔 느슨하다. 문제점은 족집게처럼 뽑아내지만 강점은 청맹과니가 되어 가려내지 못한다.


공자가 일생 동안 3천 명의 S급 인재를 양성한 것도 알고보면 우수한 자원들만 모여들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주위에서 “왜 그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다 모였냐?”고 의문을 표할 정도였다. 공자는 각각의 소질과 성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점을 발휘하게 하되 각각의 약점이 보완되도록 조화를 꾀했다.


인재시교(因材施敎)가 인재육성의 비결이다. 한자로 인(因))은 큰 돗자리, 깔개(口)위에 사람이 큰 대(大)자로 편하게 누운 모습을 본뜬 것이다. 즉, 한껏 활개치고 나래질하며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 잘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고 성과도 낼 수 있다.


그런데 강점을 바탕으로 한 인재시교 이야기를 하면 리더들이 고개를 꼬며 던지는 질문이 있다. “조직이란 곳이 잘하는 것도 해야 하지만, 못하는 것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잘하는 것만 시키느냐”는 푸념이다.


✅‘성장형 리더’는 분야별로 적합한 강점 찾아

50:50으로 맞기도 하고 틀리는 말이다. 예컨대, 영업파트라고 할 때 영업을 잘하는 방법이 각각 강점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것이지, 영업에 맞는 인재형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향적이되 분석적인 사람, 외향적이지만 직관적인 사람, 각각 강점에 따라 영업을 잘하도록 발휘하게끔 해주는게 필요하다. 각각의 장점을 발휘해 그 일을 잘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 성장형 리더의 할 일이다. 그럼 구성원의 강점을 발휘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질문-기록-분석-성찰의 4단계 프로세스를 거치라.

성장형 리더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습관화하고 있다. 직원이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 잘할 것 같은 일은 무엇인가? 그가 강점을 발휘하기 위해선 무엇을 알고, 무엇을 체득해야 하는가? 그 직원 밑에서 내 자녀를 일하게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인가, 또 그렇지 않다면 왜인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쓰고 분석하고, 기록을 축적하다보면 직원의 강점을 보고 개발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


2️⃣성과지표 못지 않게 나름의 과정지표를 활용하라.

리더들이 흔히 농담처럼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돼. 난 노력은 보지 않고, 결과만 봐”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리더로서 ‘거짓 사주-경력성장 방해죄’에 해당한다. 강점은 조기에 발현되는 떡잎형, 대기만성형 여러 가지다. 당장의 단기적 성과 못지 않게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다. 과정을 도외시한다면 진짜 잠룡형 인재가 고사할 수 있다.


3️⃣강점 칭찬 경연자리를 정기적으로 열어보라.

일례로 모기업의 C상무는 ‘나를 찾아서! 강점 페스티벌’을 정기적으로 연다. 구성원 간에 강점 사항을 3개씩 적어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이렇게 하면 당사자는 자신의 강점을 자각하고, 리더는 팀원들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져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게 된다.


4️⃣자기 자랑의 멍석을 깔아주라.

모 공공기관의 H이사는 외부에서 스카우트되어 온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30년 경력의 내부 임원보다 직원들의 세세한 강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비결은 직원들의 ‘교만한 자기소개’ 코너를 마련한 덕분이었다.


구성원들은 3분의 제한된 시간 안에 돌아가며,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성취하고 싶은 것’, ‘팀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능’ 등을 최대한 자랑하는 것이다. H이사는 이를 통해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가지고, 직속상사의 견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음지’ 혹은 내향적 직원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5️⃣일상 행동에 관심 레이더를 세우라.

강점은 열정이자 성품이다. 현재 재능 뿐 아니라 잠재력까지도 보기 위해선 매뉴얼이 아니라 관심과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모언론사에서 최초로 여행 기자를 뽑아야 할 때였다. 분야가 생소해 재능이나 경력을 보기가 난감했다.


그때, 담당부장의 머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다. “여름에도 스키캐리어를 차에 싣고 다니는 C를 뽑자. 그 사람이라면 일로서가 아니라 삶으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일 것이다.” 그의 관찰은 적중했다.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하지만,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 직원이 어떤 때 무엇에 열정을 쏟으며 몰입하는지, 사소한 시그널을 평소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라. 회식, 회의, 출장, 그 일상의 하나하나가 모두 강점 경영의 데이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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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8일 오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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