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 952
😋 해치우려고 하지 말고 과정을 즐겨라.
요즘 제가 무엇을 하든 스스로에게 떠올리는 말입니다. 과정을 즐기자!
돌아보면 저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지독하게 빠른 결과를 지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말과 행동이 느릿하고, 표정이 온화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하고 고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속사람은 완전히 다릅니다. 모든 것이 급합니다. 빨리빨리하고 싶고, 그렇게 해야만 속이 후련해집니다. 얼핏 들으면 빨리하고 시원하면 좋은 거 아니야? 오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빨리하고 싶어서 오래 참지 못합니다.
😤 오래 참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화를 잘 낸다는 것입니다. 빨리하고 싶은데, 방해하는 그 어떤 세력이 나타나면 화도 빠르게 잘 냅니다. 불행 중 다행은 그 화를 밖으로 잘 표출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거나 싸우지 않습니다. 그저 속으로 욕할 뿐이죠.
화를 잘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가족들.. 아내, 아들과 딸에게 제 속도를 맞춰 주지 않을 때 짜증을 냅니다.
빨리하고 싶어서 오래 참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신중해야 하는 내용인데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예를 들면, 이직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너무 빠르고 쉽습니다.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빨리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싶어 합니다. 다른 곳에 대한 고민도 깊게 많이 하지 않습니다. 대충 보고 좋아 보이면 입사 지원하고 합격하면 운명적인 만남이니 가야 한다는 논리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언제나 후회도 빠르고 반성도 빠르며 착각과 망각도 빠릅니다.
👩🏻🍳 사랑하는 아내는 요리를 베르게 잘합니다.
바쁜 아침이나 피곤한 저녁에도 뚝딱뚝딱 요리를 해냅니다. 그리고 음식 맛도 좋습니다. 그런데 같은 종류의 음식이라도 장모님이 해주신 것이 더 맛있습니다. 같은 된장찌개, 닭볶음탕을 같은 재료와 비슷한 레시피로 조리하는 데 맛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이 맛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이라는 정성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사랑하는 부인은 시간에 쫓겨 빠르게 요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장모님은 오로지 맛에 몰입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여행을 하면 관광이 아니라 깃발 꽂기 놀이에 가까운 행동을 합니다. 여기 갔으니 다음엔 저기로 간다는 정복자 수준의 여행 코스를 선호합니다.
석양이 바다를 얼마나 붉고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지 관심 없고 여기 왔고 다 본 것 같은데, 다음 코스로 이동하지 않는 동행자 (주로 가족)에게 불편한 심기를 표현합니다.
🪳 버러지만도 못한 인성을 갱생하기 위하여 요즘 마음으로 되뇌는 말이 과정을 즐기자입니다. 빨래를 개는 일과 신발을 정리하는 일, 아이들과 등굣길, 회사 업무, 살면서 오가는 모든 순간 과정을 감상하고 즐기려고 합니다.
뭐가 조금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기다리고 천천히 하다 보면 다 잘되지 않을까요?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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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6일 오전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