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개발자 vs. 한국 개발자

실리콘밸리 관련해서 종종 듣는 질문들 중에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은 얼마나 뛰어난가요?

  • 제가 가면 경쟁할 수 있나요?


과연 사람이 다른 걸까? 환경이 다른 걸까? 물론 실리콘밸리에는 세계각국에서 좋은 인재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이 인재라는 정의에는 포함되는 중요한 포인트 하나는 "도전"하는 사람들이 온다는 점이다. 일단 그 부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사는 나라에서 부족함을 못 느끼거나 도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모험을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학사, 석사 마치고 5년 일하고 미국에서 24년째 일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 회사("그렙")에서 일을 해보고 굉장히 많은 한국 개발자 및 IT 인력과 접점이 생기면서 어떤 부분이 다른지 좀더 이해하게 되었다. 한국에 계신 분들께 조금 아쉬운 부분들은 아래와 같은 포인트들인데 이건 개인이 가진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 전반적인 아쉬움이라 생각된다. 결국은 나이에 관한 부담과 수능으로 제2의 천성이 되어버린 선행학습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내가 느낀 아쉬움을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이는 실리콘밸리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더 많이 보인다는 거다.


  1. 기술 지향적 (전문성 트랩)

  2. 부캐에 관한 조바심

  3. 대기업에 관한 너무 큰 기대


하나씩 이야기해보자


기술 지향적 (전문성 트랩)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 현재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문성이라는 트랩에 빠져 본인이 맡은 일을 어떻게 잘 할까 고민하고 거기에 필요한 일을 학습하기 보다는 유행의 선두에 서서 새로 생기는 기술을 맹목적으로 알고 싶어한다. 이는 끝이 없기에 이 트랩에 빠지면 삶이 아주 고단해지고 항상 뒤쳐진다는 두려움과 조바심을 갖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뜨는 기술을 안다는 것이 내 커리어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줄 알고 결과를 내고 좋은 평판을 만들고 영향력을 갖는 것이 내 커리어를 안전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 아닌 지름길이다.


부캐에 관한 조바심


SNS의 폐해가 아닌가 싶은데 나 빼고 모든 사람들이 뭔가 부캐를 하고 있고 본캐만 믿고 살면 미래가 너무 불안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커리어 초반에는 사실 부캐를 하고 싶어도 부캐를 할 경험치가 있기 힘들다. 정말 해보고 싶은 부캐가 있다면 그걸 본캐로 열심히 해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질투", "시기", "부러움"은 가장 나쁜 감정이며 이는 비교로부터 시작한다. 이런 감정을 떨구기 쉽지 않고 이런 감정은 사실 실리콘밸리에 살면 더 심하게 드는 감정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실리콘밸리에 부캐에 대한 열풍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기업에 관한 너무 큰 기대


대기업을 가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능력이 되면 가서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면 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마치 대기업을 가면 내 커리어가 완성될 꺼라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거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인생의 행복은 기대 관리다. 이는 사람에 대한 기대일 수도 있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기대일 수도 있다. 긴 커리어에서 대기업이건 아주 작은 스타트업이건 내가 앞으로 다닐 10-20개 회사들 중의 하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 커리어를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며 평정심과 꾸준함이 중요한 이유다.


요약하자면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이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도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며 실패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환경이다 보니 나이를 덜 생각하고 공부로 승부보기 보다는 행동으로 승부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즉 환경이 다른 것이다.


혹시라도 내가 나이가 많다고 느껴지거나, 뭔가 문제가 생기면 공부를 통해 해결하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그 부분을 이제부터 의식적으로 고쳐볼 필요가 있으며 이는 환경을 바꾸면 쉽게 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관련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는데 댓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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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5일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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