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 '매너온도'를 포기한 이유 🥕⟫

당근이세요?는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미국,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당근마켓 글로벌팀에서 <'매너온도' 글로벌 수출기>라는 당근스러운 제목으로 UX 리서치 관련 글을 발행했습니다. '매너온도'는 과연 해외에서도 통할까요?


1️⃣ 매너온도는 36.5도에서 시작해 99도까지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거래 매너 지표입니다.


2️⃣ 매너온도가 높은 사람은 "그래도 믿을만하겠네" 혹은 "매너가 좋을 거야"라는 기대감을 유발합니다.


3️⃣ 하나의 재미요소가 된 덕분에 당근마켓에 재미를 붙인 사용자는 매너온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 앱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4️⃣ 매너온도를 높이려고 하는 헤비유저가 아니더라도 매너온도가 36.5도보다 낮은 사람은 일단 거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커졌습니다.


5️⃣ 그런데 여기까지는 한국 사용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글로벌 유저들은 '왜 내 점수가 이러냐?'라는 불만을 제기하거나, "어렵다"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6️⃣ 당근 글로벌팀은 영국, 캐나다 출장에서 유저들을 만나 '매너온도'에 대한 인식을 확인했습니다.


➊ “우리동네 기온을 알려주는 건가요? 중고거래 서비스에서 왜 기온을 알려주죠?”

➋ “0도 아니고 50도 아닌 36.5라는 애매한 숫자가 이상해요. 뭘 의미하는 거에요?

➌ “Neighbour Rating이면 이웃들이 부여한 점수일텐데, 100점 만점에 고작 30점대라니! 믿을 수 없는 유저들이 많아 보여요”

➍ (점수가 높을수록 따뜻한 사람이라는 설명에 대해) “warm-hearted도 좋은 말이지만, cool한 사람도 좋은 사람 아닌가요?”


6️⃣ 서비스를 글로벌화하는 데에는 유저 리서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섭씨와 화씨를 쓰는 문화, '쿨하다'와 '웜하다'에 대한 인식의 차이, 99도 만점일 때 50점도 안 되는 점수를 갖고 평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의문, 왜 체온과 매너를 연결하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자연스럽게 쓰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는 문화적, 사회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매너온도가 가진 장점이 고스란히 적용될 수 없습니다.


7️⃣ 당근마켓은 리서치 이후 글로벌 당근마켓에서 당근마켓의 상징인 매너온도(Neighbour Meter)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Karrot Score’으로, 기본점수를 36.5가 아닌 30점으로 변경했어요. 앱 내 커뮤니케이션도 점수가 높은 사람을 ‘따뜻한 사람’이 아닌 ‘믿을 수 있는 사람’ 혹은 앱 내 engagement가 더 많은 사람으로 바꿔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C9wEWviJd4q/?utm_source=ig_web_copy_link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4년 7월 23일 오후 1:57

 • 

저장 26조회 3,140

댓글 4

  •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문득 의견을 공유하고 싶어서 댓글 남깁니다. 6번글의 요지는 당근 마켓의 글로벌 진출 초기에 매너 온도에 대한 유저 리서치의 부재 라고 이해를 했는데요, 저는 당근쯤 되는 기업이 그런 기초 공사도 하지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연우 안녕하세요, 연우 님! 먼저 제가 쓴 글을 읽고 질문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당근이라는 역사에 대해서 이해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몇 가지 찾아본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제가 찾아본 정보와 당근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했던 것을 종합해 보면 당근은 비즈니스 수익성에 대해 의심을 받던 초기에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고 UX 리서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서비스를 그대로 해외에 적용했다고 보입니다. 1. 당근은 당근마켓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 설립되었습니다. 2. 2016년 케이큐브벤처스 등으로부터 13억 원을 시드 투자받았습니다. 3. 후속 투자를 거쳐서 2021년 8월까지 1,789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4. 당근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5. 2023년 창사 8년 만에 처음 흑자를 기록했는데 매출 1,276억 원에 영업이익은 173억 원이었죠. 6. 당근은 매우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했습니다. 2019년 11월 KARROT(캐럿)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시장에 진출했죠. 7. 이때 실적을 보면 2018년 매출은 84억, 영업손실 161억 원이었고 2019년에는 매출 309억 원에 영업손실은 723억 원이었습니다. 8.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갈 때 매출은 약 2.7배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5배 증가했죠. 9. 2022년 8월, 당근에 계신 지인과 당근 본사에서 UX 리서치에 관해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당근에 UX 리서처는 1명이었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계셨죠. 10. 위 내용을 토대로 보면 2019년 당근이 최초 영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충분한 UX 리서치를 진행할 만큼의 인적 리소스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UX 리서치를 통해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정의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Karrrot Score가 솔루션으로 도출된 것으로 보는 편이 정확할 겁니다.

    @박연우 위 답변을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새로운 게시글로 등록해두었습니다.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https://careerly.co.kr/comments/108923?utm_campaign=self-share

  • 저도 당근 해비유저가 아니라 항상 36.5도인데, 어느날부터 해비유저들은 얼마나 당근물건을 사고팔고하며 매너를 지킬까 했는데, 매너의 기준이 아니라 정말 많이 사용한 기준인 것 같아서 매너온도가 자칫 오해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해외같은경우는 섭씨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있으니 경험상의 오류가 있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