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도 ‘금쪽이’를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번아웃이 생길 수 있고 소통의 어려움이 있다. 본인의 색을 잃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일하는 방법을 알아야 번아웃에 빠지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다. 개인은 가치관을 확립해야 하고, 조직에서는 개인이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

안주연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2022 넥스트 아이디어 포럼>에서 직장인이 번아웃 신드롬을 겪지 않기 위해 개인의 노력과 조직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번아웃은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데, 크게 정서적 소진, 냉소, 직업 효능감 저하 등 3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원인으로는 업무 과부하, 업무 자율성 부족, 충분하지 않은 보상, 사회적 지지 부족(직장 내 커뮤니티), 공정성 부족, 가치관 충돌 등이 있다. 안 전문의는 이 가운데 ‘사회적 지지 부족’과 ‘가치관 충돌’을 강조했다.

그는 “직장인 개인의 경우 너무 달려가면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번아웃이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파민 중심(보상•효능감 추구)의 삶이 아닌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을 생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활력과 리듬을 되찾고 인간적 접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삶을 되찾야아 한다”고 말했다.

세로토닌은 소화기관에서 생성되는데, 기분•수면•식욕•소화•기억•학습 능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접촉의 호르몬이라고 불리우며, 상대방에 대한 유대감•신뢰•배려심을 갖게 한다.

세로토닌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은 셀프 케어를, 조직은 업무 시간 조절을 선행해야 한다. 그리고 옥시토신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은 대화하고 조직에서는 일반화를 지양해야 한다.

도파민을 줄이기 위해서, 개인은 내적 동기나 가치관을 돌아봐야 하고 조직은 리더십 체계와 보상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개인은 내적 동기를 발견하고 개인의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 중간 관리자나 선배들은 후배가 내재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리딩해야 한다. 또한 의사 소통할 때는 업무의 목적과 가치를 먼저 공유해야 한다.

안 전문의는 “본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수용해야 한다. 인간은 동물이다. 인공지능처럼 할 수 없다. 감정은 신체 에너지에 영향을 준다. 적당히 표현해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완전히 억압하면 어느 순간 갑자기 그 감정이 튀어나와 문제가 된다. 자기 인지와 수용을 통해 본인의 특성을 찾아야 한다. 균형 잡히고 통합적인 내면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취약성을 노출해야 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고마움을 표현하고 실수와 모자람을 인정해야 한다. 평가적이지 않은 안전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그리고 조직은 개인이 취약성을 노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MZ세대•꼰대•남자•여자 등 특정하거나 묶어서 얘기하면 안 된다. 유형화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부른다. 이때 필요한 게 ‘상급자의 듣기 능력’이나 ‘코칭 능력’이다. 피드백보다 피드포워드가 필요하다. 조직 문화의 화두는 심리적 안정감이다. 직원들이 업무 관련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비난받거나 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