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출시한 제품에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면, 경쟁사 역시 네트워크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이는 에어비앤비가 2011년, 처음으로 직접적인 경쟁자를 만났을 때 처하게 된 상황이다. 바로, 베를린 출신의 무시무시한 신생 스타트업 윔두(Wimdu)가 그 주인공이었다.

3. 론칭했을 때 윔두는 에어비앤비와 섬뜩할 정도로 비슷한 모습이었다. (에어비앤비를 그대로 베꼈기 때문이다)

4. 윔두는 처음부터 유럽 시장에 초점을 맞춘 에어비앤비의 모방 제품이었으며, 출시 첫날부터 무서운 경쟁자로 등극했다. 짐베르 형제와 그들의 스타트업 스튜디오인 ‘로켓 인터넷’에 의해 설립된 윔두는, 유럽 출신 스타트업 중에는 가장 많은 투자금인 9000만 달러(약 1200억 원)의 자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5. 이들은 사업을 시작한 지 100일도 되지 않아 400명이 넘는 직원을 채용했고, 수천 개의 부동산 매물을 보유했다.

6. 당시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6개월이었던 에어비앤비는 직원 수가 40명에 700만 달러(약 9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였다.

7. (윔두는 에어비앤비를 그대로 카피하되, 그보다 10배 이상 더 많은 자본으로 유럽 지역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8. 로켓 인터넷은 사실 미국의 기업을 복제한다는 명시적 전략을 따르고 있었는데, 이미 이런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전적이 있었다. 그루폰에 영감을 받아 불과 5개월 만에 1억 7000만 달러에 인수된 시티딜스가 있었다.

9. 로켓 인터넷은 디자인, 페이지의 텍스트, 기능 등을 일말의 부끄러움 없이 복제했고, 이 전략으로 이미 성공했으며, 같은 전략으로 에어비앤비를 따라갈 준비를 마쳤다.

10. 그리고 2011년 중반까지 윔두는 유럽 시장을 차지하는 데 공격적이었고, 운영 첫해 윔두는 5만 건이 넘는 등록 건수와 1억 3000만 달러(약 17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1.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윔두의 가치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실제로 윔두가 사라지는 데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12. 초창기 윔두가 택했던 지름길은 서류상으로 공급자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퀄리티 높은) 호스트를 네트워크의 하드 사이드에 추가하는 것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무시했다.

13. 윔두에 대응했던 에어비앤비의 초창기 직원 마이클 새처는 이렇게 말했다. “공급자(=숙소 호스트)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 하기 급급했던) 윔두의 상위 10% 공급자는 에어비앤비의 하위 10% 공급자나 다름없었습니다”

14. “윔두는 숫자가 목표였기에, 저급 호스텔 형태로 수백 채의 숙소를 공급하는 부동산 소유자들을 대규모로 모집했습니다. (속도를 위해) 그들은 쉬운 선택을 했고, 20명의 부동산 소유주를 통해 1000곳의 숙소 리스트를 확보했지만, 고객 경험은 실망스러웠죠"

15. “반면, 에어비앤비의 초창기 고객들은, 기대감이 낮은 상태에서 숙소에 방문했다가 떠날 때는 긍정적인 경험에 압도당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름길을 선택한 우리의 경쟁자 윔두는 (경험 측면에서) 우리를 따라오지 못했죠"

16. 윔두는 재빠르게 인상적인 수치를 발표했지만, 품질 측면에선 소홀했다. (제대로 된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려면) 그들은 속도를 줄여서라도 품질을 맞춰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17. 윔두에게는 (품질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했지만, 경쟁자인 에어비앤비의 대응은 강렬했다. (품질을 기반으로) 에어비앤비의 공급 네트워크는 상당수가 자연스럽게 구축된 것이었다. (에어비앤비를 운영해보니 좋다는 사람들이 서로 추천하며 결속된 품질 높은 네트워크였다는 말이다)

18. 게다가 브라이언 체스키 CEO를 비롯한 초창기 에어비앤비 팀은 유럽을 돌아다니며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파티와 이벤트를 열었지만, 윔두는 빠른 성장세에 대응하느라 현장에는 풀타임 직원이 없었다. 그렇게 게임의 양상은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19. 양보다 질, 이게 에어비앤비가 유럽에서 승리한 방법이었다.

- 앤드류 첸, <콜드 스타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