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의 레슨
이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의 레슨
📌 이럴 때 추천해요 : "철학의 열풍 속에 새로운 철학자 한 명을 추가해 보고 싶을 때"
01 . '누군가를 단 한 줄의 설명으로 기억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그에게도 슬픈 일이다.' 20세기를 관통하는 수많은 철학서를 저술한 학자 '빌헬름 바이셰델(Wilhelm Weischedel)'의 말입니다. 고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철학자를 연구한 그는 대중들이 특정한 단어나 표현으로 인물을 기억하는 것에 큰 우려를 안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수능 공부를 하던 시절 '성선설은 맹자, 성악설은 순자', '공리주의는 벤담과 밀'이라고 외우던 것을 콕 집어 저격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괜히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죠.
02 . 그런 제게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라는 인물은 대학 시절 수업을 받던 중 '신자유주의, 실존의 미학'이라는 단어로만 기억되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연히 그가 어떤 생각을 가졌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었느냐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죠. 그럼에도 누군가가 미셸 푸코라는 이름을 거론하면 '아아! 미셸 푸코!'라며 마치 평소 알던 동네 아저씨 이름을 들은 것 마냥 반가워했던 부끄럽고 민망한 기억입니다.
03 . 그러던 중 회사원이 되고 난 이후 미셸 푸코가 1960년대 저술한 ⟪광기의 역사⟫란 책을 읽게 되었고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었던 모든 선입견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반세기 전에 이미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니... 그것도 자기만 아는 요상한 문체로 남을 훈계하려 드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라니... 그동안 모르고 있던 그의 인생과 생각들이 조금씩 제게 스며드는 그 느낌은 참 오묘하고도 좋았던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04 . 오늘 소개 드리는 이 책, ⟪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는 미셸 푸코가 직접 저술한 책은 아닙니다. 비교적 근대 철학자로 분류되는 푸코는 살아생전 자신의 저서에 기록된 생각들을 사람들이 좀 더 쉽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에세이 형태의 글과 여러 강의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런 사유의 단초들을 엮어 푸코의 '실존주의'에 더 가깝게 다가가볼 수 있도록 한 책이 바로 이 책인 셈입니다.
05 . 책은 '우리 자신'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푸코가 주창한 '통치성'과 '주체성'의 이야기들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이 거대하고 심란하기까지 해 보이는 주제와는 다르게 각각의 글은 푸코의 관점에서도, 또 우리 각자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시선을 던져주고 있기에 더욱 매력적이라 할 수 있죠.
때문에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실존의 새로운 주체가 된다는 것은 내가, 나 또는 타자와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푸코의 말이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지금 내가 짊어지고 있는 다양한 관계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고요.
06 . 요즘처럼 철학서가 '읽기 좋게(!)' 출판되던 시절이 있었나 싶습니다. 니체부터 쇼펜하우어를 거쳐 괴테, 프로스트, 심지어 단테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이 철학에 기대기 위해 부여하는 하중이 나날이 늘고 있단 생각이 서점 매대를 들여보는 순간 확연하게 전달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반열에 이 미셸 푸코라는 인물 한 명 정도 추가해도 저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가 철학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누가 가장 위대한 지를 가릴 것도 아니며, 이 사람의 사상을 읽었다고 저 사람의 사상이 틀렸다고 말할 것도 아니니까요. 나에게 좋은 시선을 하나 선물해 줄 수 있는 철학자를 알아 간다는 마음으로 이 책, ⟪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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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9일 오후 12:37
회사에서 개인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행위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