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손잡은 '11번가' 어떻게 바뀔까
더벨뉴스
<아마존을 끌어들이려는 SKT의 빅피처는???> 1. SK텔레콤이 아마존과 협업하게 된 배경에는, 이커머스 이상의 큰 그림이 있다. 2. SK텔레콤은 아마존의 한국진출을 비롯해 반도체 및 클라우드, 통신 등 전방위 영역에서 사업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3. (또한) 아마존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한국시장에 간접진출할 예정이고, SK텔레콤은 아마존을 반도체 및 5G 등의 고객사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4. 우선 SK텔레콤이 아마존을 접촉하고 나선 근본적인 배경은 이커머스를 키우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 이외의 다양한 사업적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결단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주요 사업인 통신과 주력 자회사 SK하이닉스의 반도체에서 아마존은 대어급 잠재고객으로, 이를 잡기 위해 아마존의 한국 진출을 SK텔레콤이 돕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5. 딜(Deal)을 주도한 SK텔레콤의 고위 임원은 아마존과의 협업을 묻는 더벨의 질문에 이커머스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다양한 협업 시너지' 얘기를 먼저 꺼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6. 소위 큰 손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내어줄 필요가 있었고 그 거래 대상이 11번가를 활용한 한국진출 지원이었던 셈이다. 어떤 가치에 더 주안점을 두고 협업 논의를 했느냐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사업이 확대될 지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7. 하지만 SK텔레콤이 아마존에 협업을 타진한 의도가 '이커머스'는 아닐지라도, 아마존의 한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선,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SK텔레콤은 11번가를 키워야 한다. 아마존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지원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11번가의 외연 확대가 예상되는 부분. 8. 특히 딜을 담당하는 SK텔레콤의 고위 임원은 시장에서 돌고 있는 3000억원 투자유치 얘기에 대해 '택도 없는 수치'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아, 11번가를 키우는 데 그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산한 것으로 보인다. 9. 따라서 SK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진정성이 어느정도인지는 가늠하긴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조단위에 육박하는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은 11번가의 덩치를 확실하게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 현재 11번가의 자산총계는 9230억원, 기업가치가 3조원을 웃도는 쿠팡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와 쿠팡이 10%대로 1위를 다투고 있고,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가 그 뒤를 잇는다. 11. SK텔레콤의 기대대로 아마존의 조단위 투자가 집행된다면 쿠팡만큼의 캐파(Capa) 확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2. 한편, 시장에선 11번가의 상장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한다. 아마존과의 협업으로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외연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의 필요성까지 맞물리면서 상장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11월 17일 오전 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