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리더들이 조직 내 각기 다른 세대 간의 소통이 부재하다고 호소하면서 그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중요한 점 하나가 간과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세대가 다르면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북애리조나대학 심리학자 피터 망간(Peter Mangan)에 따르면 젊은 사람은 시간이 느리게 가고 나이든 사람들은 같은 시간이라도 빨리 간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오벌린대학 윌리엄 프리드먼(William Friedman)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는 이른바 시간 압박 현상 때문이다. 즉, 나이가 더 들수록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쫓기기 때문에 같은 시간이라도 더 짧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된다.


같은 시간이라도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좋은 것을 갖거나 좋은 상태로 만들고 싶은 접근 동기가 더 활성화된다. 반면, 그 똑같은 길이의 시간을 상대적으로 짧게 느끼는 사람들은 좋지 않은 일을 막기 위한 욕구, 즉 회피 동기를 위주로 말하고 생각한다. 이 두 사실을 합하면 매우 중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1️⃣어떤 사람이 나와 물리적으로는 같은 시간이라도 심리적으로 다른 길이를 느끼면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서로 초점을 맞추는 동기가 달라지니 말이다. 그런데 세대가 다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연히 경험과 나이의 차이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그러니 이 둘에서 차이가 일어나면 시간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더 경험 많고 나이 많은 세대가 같은 시간이라도 더 짧게 볼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이는 많은 경우 지나친 회피 동기 자극으로 연결될 것이다.


2️⃣그러니 나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세대에는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또는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나쁜 결과가 있는가’를 꼭 포함해서 소통해야 한다.


반면 나보다 젊은 세대와의 대화에서는 ‘그걸 하면 무엇이 좋은가’를 잊지 말고 메시지에 담아야 한다. 이 첫 마디가 빠져서 혹은 반대로 설정해서, 우리는 다른 세대와 진심으로 그리고 열과 성의를 다해 소통하면서도 오해하고 갈등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 역시 이를 거꾸로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수년 전, 필자보다 경험과 나이가 많은 총장님에게 어떤 일을 추진하자고 설득하면서 ‘그 일을 함으로써 어떤 걱정을 덜 수 있으며 어떤 문제를 막을 수 있는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그저 그 일을 하게 되면 무엇이 좋은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총장실을 나섰다. 설득이 됐을 것이라는 필자의 기대와는 달리 총장님이 “김 교수는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소”라는 말씀을 주위에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중에 그 소식을 듣고 난 뒤에는 섭섭한 마음에 까마득한 후배 교수들을 모아놓고 ‘그런 일을 추진하지 않으면 대학이 왜 퇴보하는가’를 목청 높여 이야기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후배 교수 한 사람이 필자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김 선배가 점점 더 꼰대같이 변하고 있다”고 말이다.


나와 동일한 시간의 길이를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그들에게 정말 맞는 동기로 설득을 시작하고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처럼 정반대로 하게 되면 양쪽 모두로부터 설득력을 잃게 되고 소통의 부재에 직면하게 된다.

[CEO 심리학] 세대간 원활한 소통 원하면 시간의 `속도차`를 이해하라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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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세대간 원활한 소통 원하면 시간의 `속도차`를 이해하라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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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1일 오후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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