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먹은 음식 중에서 어떤 것들이 무슨 조화로 내 손톱이 되고 머리카락이 되고 피와 살과 뼈가 되는지 잘 모르듯, 내가 경험한 삶 속에서 어떤 것들이 무슨 조화로 이 곡이 되고, 저 노랫말이 되고, 그 이야기가 되는지 알지 못한다.
2
그래서 가끔 누군가 창작의 영감에 관해 물어오면 난감하다.
3
그저 매일 골고루 먹고 마시고 좋아하는 것들을 좀 더 탐닉하듯, 이것저것 듣고 보고 읽고 겪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새로운 작품의 세포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지.
4
결국 내 몸의 주인이지만 인체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듯, 내 작품의 주인이지만 창작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른단 말씀.
5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밖에.
#이적의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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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8일 오전 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