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ss, 그리고 쿠팡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옛 동료의 글입니다. 커리어에 대한 소회보다는, 완결을 추구하는 디자인에서, 개선을 추구하는 디자인으로 사조가 바뀌고 있음을, 그리고 그에 수반되어서 프로덕트 디자인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재작년 중반부터 작년까지 프로덕트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또렷하게 각인된 키워드는 ‘Iteration’이다. 무슨 그런 뻔한 배움인가, 만약 내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출발했더라면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개념이었겠지만, 이 개념 때문에 여태까지 좋은 디자인이라 여겨왔던 기준이 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여태까지 디자인은 완성이 있는 세상에서 평가되었다. 물론, 개선을 멈추지 않았지만 개선이 실시간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었기에, 긴 시간 동안 멈춰있는 완성이 있었다. 그래서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은, ‘완성도’나 ‘완벽한 마감’, ‘표현력’, ‘미감’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렇지만 이 분야는 다르다. 거의 완성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존의 디자인 컨벤션을 기조로 바뀌더라도, 적어도 0.1%씩 365일 계속 바뀌기를 반복한다. 우리는 이것을 개선이라고 부른다." " Iteration의 세상 속에서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생각도 좀 달라졌다. ‘디자인 시스템’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이 대표적 벤치마크 대상이 됐다. 여태 쏟아져 나온 대다수의 디자인 시스템들을 보면, 고전적인 시스템과 유사하게 ‘일관성’이란 문제의식 아래 정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관성을 통한 유려한 사용 경험을 얘기하는데, 골몰하다 보니 이 일관성을 만드는 시스템은 결국 완벽한 마감을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는 일부 ‘효율성’도 거론된다. 반복된 디자인 또는 개발을 할 때, 미리 정의된 것을 가져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시스템이 고도화된다고 가정할 때, 시스템의 완성 이상 뭐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짙어졌다. 더군다나 레고로 만든 로켓이 Space X 로켓이 될 수 없다. 시스템이 진화라는 것을 가로막을 수도 있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깊어졌다. 지금까지의 디자인 시스템과 똑같은 접근이라면, 길게 봤을 때 특정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는 것만 같았다. 팀에서 필요한 ‘갱신’에 대한 효율성을 만들지 못하고, ‘갱신’을 제한하는 걸림돌이 되고 마는 듯했다." "그저 다르기만 한 스타일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도, 또 팀 측면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스템에 접근하는 방법을 달리해보려 했다. ‘영원한’ 일관성이 아닌, 갱신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는 ‘최신’의 일관성으로. 전체 팀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흩어진 최신의 성공 사례를 공용 자산으로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주고, 필요 없는 것은 알아서 청소해 주는 프로덕트와 함께 이터레이션 하는 시스템." 마지막이 핵심 문장입니다.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동료와 일했다는 것이 행복하고.. 앞으로도 이런 분들과 이런 고민을 나누면서 일하면 더 행복할 것 같네요. :)

디자이너로 10년, 요즘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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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로 10년, 요즘의 고민.

2021년 1월 5일 오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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