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평가의 시즌입니다. 1년 동안 나의 성과를 엄격하게 평가하기 위한 저의 기준은 '그릇'입니다. 참고모델은 세종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구요. '나라는 그릇'에 음식이 남아 있을 때도 있고, 준비한 음식을 모두 헤치워 비어있을 때도 있지요. 1년 동안 나는 작년보다 그릇의 크기를 더 키우고 깊이를 만들었는지 되새겨 봅니다. 그릇은 1447년, 세종임금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순한글입니다. "그릇이 크다"라고 말할 때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 있는지, 도량을 가졌는지 따집니다. 선천적으로 정해지는 그릇의 크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타고나는 기질과 환경, 학습에 의해 그릇의 크기는 넓어지고 또 깊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하와이 출신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대통령을 역임했죠. 44대,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사자는 2008년과 2012년에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자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미셸 오바마와 함께 넷플릭스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Higher Ground Productions)'을 설립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죠. 오바마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안 해도 될 일을 꾸준히' 했습니다. 그는 책을 많이 읽기로 유명했고, 유례없이 꾸준히 글을 쓰는 대통령이었습니다. 2016년 10월 8일, 이코노미스트에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칼럼을 기고했죠. 4일 뒤에는 Wired를 통해 'AI가 가져올 변화'를 예측했습니다. 테크문화잡지 Wired의 객원편집인으로 참여한 결과물을 공개한 것이죠. 실직이나 소득감소, 소득 불균형에 대비해 미국도 국민 기본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추진했던 의료보험제도 개혁안 '오바마 케어'와 맥을 같이 하는 부분입니다. 좀 더 일찍,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에 미국 의학저널(JAMA)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는 기간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그는 언제 논문을 썼을까요? 안 해도 될 일을 그는 왜 한 걸까요? 그는 누구보다 대통령으로서의 본분에 신의성실하게 책임을 다한 인물로 평가 받습니다. [큐레이터의 문장] 뉴욕타임즈는 'Obama After Dark'라는 기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 미국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은 오후 10시에 잠에 들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새벽 1시에 잠에 듭니다. 개인서재에 들어가서 5시간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죠. 술은 안하고 아몬드 7알을 물과 먹습니다. 저는 오바마와 다르지만, 1년 전 나의 모습과 비교해봅니다. 나는 '안 해도 될 일'까지 하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