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도 믿고 더블로 가!] 넷플릭스가 최근 3분기 실적 보고서를 냈습니다. 제 감상은 "넷플릭스, 믿고 더블로 가"입니다. 순이익은 6억 7천만 달러고, 순증 가입자는 680만 가량입니다. 근데 특이한 점은 글로벌이 625만이란 사실입니다. 즉, 넷플릭스의 신규 성장동력은 인도를 포함한 미국 바깥 해외 시장입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인도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메인으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모바일 온리 요금제를 올해 7월에 출시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초기 미국에서 tv를 사용하는 가정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효과가 좋았던 듯하며, 아마 그로 인해 순증 가입자가 해외에서 크게 증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국 내 순증 가입자 증가 규모는 앞으로도 작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디즈니 플러스, HBO MAX, 애플 TV+ 등 다양한 경쟁 OTT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만 빛나던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one of many가 되는 시장으로 바뀌는 거죠. 기존 넷플릭스 사용자 입장에선 넷플릭스의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고, 가입하지 않은 사용자는 넷플릭스 가입을 주저하겠죠. 그래서 넷플릭스 입장에선 인도 등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현지 콘텐츠 사업자와 협력해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양한 곳에 진출한 넷플릭스이다 보니 자연스레 큰 거 한 방보다 작은 거 여러 방을 때리는 전략이 되겠죠. 실제로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전략이 그렇고요. 현지 사업자와 현지 언어로 콘텐츠를 만들면, 디즈니 플러스와 HBO MAX 등 경쟁 OTT가 해외로 세를 넓히더라도 넷플릭스 입장에선 든든한 방어막이 생깁니다. 또한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는 타 지역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로 송출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방어막이자 공격도구입니다. 디즈니 플러스와 HBO MAX, 애플 tv+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침투하려고 합니다. 일단 디즈니 플러스는 버라이즌과 계약하여 버라이즌 고요금제 가입자에게 1년 무료 이용권을 줍니다. AT&T도 추후 HBO MAX가 정식으로 나오면 비슷한 전략을 취할 듯합니다. 물론, 넷플릭스도 현재 T모바일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되긴 합니다. 국내 통신 사업자가 고요금제 가입자에게 자사 OTT를 무료로 주는 것과 비슷한 전략입니다. 버라이즌과 디즈니 플러스의 동맹이 평생 갈진 모르겠지만, 디즈니 입장에서 초기 사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에 이만큼 좋은 수도 없습니다. 특히 최근 5G가 상용화되면서 새로운 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테니까요. 그분들을 통해 디즈니 플러스의 사용경험이 퍼진다면, 디즈니 입장에선 성공적으로 얼리어답터를 모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 수익 이외 더 좋은 플러스알파를 얻죠. 넷플릭스는 미국 기준으로 상당히 어중간합니다. 스탠더드가 12.99달러로, 6.99달러의 디즈니 플러스와 5달러의 애플 TV+보다 비쌉니다. HBO MAX가 14.99달러이지만 AT&T와 합쳐져 실질 요금은 더 낮아질 수도 있고요. 그리고 HBO는 그런 비싼 요금을 받을 만한 프리미엄 서비스로 포지셔닝을 했으니 그럭저럭 이해는 갑니다. 명품 느낌이니까요. 결국 넷플릭스는 어중띱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 히스패닉의 인구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이들의 현재 소득 수준이 높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가격 이슈로 인해 타 서비스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 비용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할 확률이 더 높죠. 이 모든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한 수가 인도입니다. 결국, 넷플릭스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인도의 사람들을 잡으면 또다시 한번 퀀텀 점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신생 사업자인 디즈니와 HBO 그리고 애플 같은 경우, 인도 진출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충분합니다. 해당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로컬 사업자와 관계를 맺어 수많은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 그것이 방벽이 됩니다. 넷플릭스는 분명 선두입니다. 분기 영업이익도 확실하고, 매출도 성장했고, 순증 가입자도 여전합니다.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칠 대단한 사업자입니다. 하지만 추격받는 선두입니다. 조금도 맘 편하게 더블로 가기 위해선 인도 시장을 얼마나 빨리 침투하냐가 문제일 겁니다.

✏미디어 뉴스레터 어거스트 6번째 - 한국 유튜브의 뿌리, 염따, 넷플릭스와 인도, 스릴러하우스에서 본 디지털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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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레터 어거스트 6번째 - 한국 유튜브의 뿌리, 염따, 넷플릭스와 인도, 스릴러하우스에서 본 디지털의 미래,

2019년 11월 15일 오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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