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사원이 된 딸에게 보내는 편지》 이원흥 작가님이 <월간 채널예스>에 기고한 글에서 인상 깊은 메시지를 몇 차례 읽다 두고두고 보고 싶어 제 블로그에 기록했습니다.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잘 알고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됨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가진 의미,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더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을 가만히 생각하기 좋은 글이라 이원흥 작가님 글을 소개합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딸아, 기억하렴. 너는 실패할 것이다. 좌절할 것이다. 정당한 노력이 무시될 것이며 눈부신 기여는 남의 공로가 될 것이다. 너를 싫어하는 이유를 끝내 알지 못하는 채로 너를 싫어하는 동료들과 일하게 될 것이고, 너로서는 억울한 오해와 억측의 수군거림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에 직면할 것이며 누구에게 물어도 답을 들을 수 없는 시간이 예고 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이 일하는 자의 기본값이다. 우리가 함께 좋아했던 드라만의 대사, 알지? 서 있는 자리가 바뀌면 풍경이 바뀐다는. 그 말의 뒷면은 이런 게 아닐까? 나도 누군가에겐 풍경의 일부일 뿐이다. 때론 그렇게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대처하며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면서 스스로의 성장을 도모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면 나쁜 모든 것들도 네 일과 인생에 좋은 후일담이 되어줄 거야. 나는 내 딸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흔쾌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일은 함께 하는 것이고 완벽한 인간은 없는 것. 흔쾌한 사람은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야. 오늘 점심은 파스타가 어떠냐고 묻는 사람이야. 아침에 출근하면 먼저 눈 마주치며 인사하는 사람이야. 혹여 잘해보려다가 실수를 하거나 일을 그르친 책임이 네게 있다면 장황한 의도 뒤로 숨지 말고 씩씩하게 인정하길 바란다. 그건 정말 드물고 귀한 태도다. 죄송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씩씩하게 말하고 쓴 질책을 달게 받아라. 씩씩하다는 건 뻔뻔하다는 것과 달라. 또 흔쾌한 사람은 회의실에서 좋으면 좋다, 아니면 이래서 아니다 리액션에 적극적인 사람이며 동료의 장점을 먼저 발견해주는 사람이야. 동료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그를 궁금해하지 않으며, 궁금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뭔가를 묻는 일은 없겠지. 모든 질문이 답을 얻는 건 아니지만 질문하지 않는 자는 어떤 답도 들을 수 없지 않겠니?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제대로 실행할 수가 없는데 그 시작은 질문이고 질문은 존중과 리스펙트에서 비롯되는 거지.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해도 될까? 일을 하면서 우리가 가진 것 이상을 욕심내지는 말자. 일하는 자의 목표가 스티브 잡스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것은 스스로를 불행하게 할 뿐이야. 나는 스티브 잡스가 안니며 앞으로도 스티브 잡스가 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걸 단호히 밝혀두고 싶구나. 우리는 간심히 우리 자신이 되거나 마침내 우리 자신이 될 수 있을 뿐이지. 그러니 매 순간 백 퍼센트 나 자신으로 일하자. 회사나 세상이 알아주면 행운이고 끝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할 수 없는 것이고 말이지. 무엇보다 내가 알면 되는 거지. 그리고 나와 함께 일한 동료 누군가 한 사람은 알겠지. 그러면 됐지, 뭐. 폭풍과 구름을 뚫고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우편물을 자신의 612호 기에 싣고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시키면 그뿐. 그곳이 물론 다카르나 툴루즈는 아닐 테지. 쓰고 보니 죄다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구나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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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0일 오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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