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웹소설의 넷플릭스' 꿈, 이승윤 래디쉬 대표
Naver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인상적인 인터뷰. 1. 김정주님과는 주고받았던 이메일이 기억에 남는데요. ‘당장 창업은 무섭고, 일단 취직은 어떨까요? ‘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정주님한테 보냈어요. 그랬더니 답장이 왔죠. “첫 직장이 인생을 많이 결정해주는데 말이야. 취업은 다리를 건너거나(돌아오기 아주 어려운), 잘못해서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경우(많은 경우가 그렇지만 너는 아닌 듯)가 많거든. (취업은) 너에게 제트기를 타고 우주를 가는 일이 아닐지라도, 적어도 헬리콥터를 타고 호수를 건너는 일이지. 문제는 돌아올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지만.” 2. 그때 바닥이란걸 알았어요. 그동안 너무 쉽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사업이 풀려서 벌을 내리나보다는 생각도요. 빚은 산더미고 1주일 단위로 사채를 돌려막고, 팀원들은 지쳐갔죠. 당시에 취업을 택한 대학 친구들은 다들 잘 나가고 있었거든요. 상대적 박탈감까지. 원형탈모까지 생겼죠. 3. 철학은 ‘노인과 아이 중에 누굴 죽여야 하느냐’를 두고 토론해요. 사회적 통념, 법을 다 내려놓죠. 그리고 오로지 내가 세운 논리, 그 논리의 정교함만 두고 싸워요. 창업이 그래요. 오로지 창업자가 맞다고 생각하는 그 논리. 그 논리로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나 혁신을 밀고 나가야해요. 그 논리를 얼마나 정교하게 세우고, 남들과 다른 상상을 해내느냐가 성공을 가르는 것 같아요. 철학과 비슷한 것 같지 않나요. 4.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말이 있대요. “스타트업의 성공은 300일에 결판난다”고요. 그게 벼락성장을 한다는 의미보다, 300일 동안 별별 일을 다 경험한다는 의미라는데요. 그게 거의 2000일을 갔어요. 예컨대 분명 정성적으론 성장했는데, 정량적으로 데이터가 안 나올 때 정말 힘들었죠. 분명 콘텐츠 퀄리티도 좋아지고 있고, 팀도 좋았어요. 그런데 이용자가 늘지 않고 매출도 제자리고. 이게 몇백일을 갔죠. ‘존버’가 제일 고통스러운 작업이예요. 얻은 것이요? 매일 꿈을 꿀 수 있어서 즐거웠죠. 밤에 누워서도 내일은 무슨 소설을 만들지 생각했어요. 언제 망할지 몰라서 매순간 쫄깃했고요. 어떤 하나를 아주 뾰족하고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법을 배웠죠. 대학생 때는 옥스포드에서 정치, 철학, 예술을 좋아하고 거창한 이야기를 했죠. 사업은 다르더군요. 시장은 광활하고, 어느 작은 하나에 집중하고 디테일까지 다 챙겨야 성공할 수 있어요. 인생에서 좁고 깊게 파고드는 경험이었죠. 한번쯤 해볼만한, 뭐랄까, 전인적(全人的)인 경험이더군요. 그런데 이런 단어, 이젠 잘 안 쓰지 않나요?(웃음) __ Respect
2021년 5월 17일 오후 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