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 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은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입니다. 현재 교보,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등등에서 종이책와 전자책으로 구해볼 수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이다 보니 왜 서른을 대상으로 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아래글은 저의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 실패의 기회와 연습 없이 어른이 되어 버린 서른은 아이어른이 된다. ​부모나 주변의 조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한계가 서른이기 때문이다. 온갖 학원과 입시코칭으로 대학에 안전하게 착지하는데 부모는 온갖 공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실수와 실패가 없도록 지원과 질책이 섞인다. 시험 한번 망치면 인생 망한 것처럼, 공부 하루 안 하고 친구랑 놀면 부모 배신한 불량배처럼, 옥이야 금이야 정성을 들인다. 자라는 아이도 모르지 않는다. 부모가 자신에게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그래서 실수나 실패는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 부모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넘어 실패하는 건 죄를 짓는 거라는 죄의식까지 생긴다. ​준비가 덜 된 거 같은데 다가오는 대학 졸업은 공포다. 그래서 휴학도 해보고 어학연수로 스펙을 쌓으며 졸업을 미루기도 하고 취업의 대안으로 대학원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미뤄도 서른 즈음엔 사회로 몰리게 된다. 이쯤 되면 부모의 보상심리는 극에 달한다. 이 정도 했으면 내 할 일은 다 했다, 이 정도 키웠으니 이젠 알아서 잘 하겠지,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겠지… ​스물 후반이 다가오고 서른을 맞는다. 그럼 다 함께 현타가 온다. ​부모는 자신의 인생을 희생해서 30년이나 공을 들여 키웠는데 서른이 된 아이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이 정도 되면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잘 나갈 아이를 상상했다. 남들이 어쩜 그렇게 훌륭하게 키웠냐며 부러워하고 그럼 어깨가 으쓱해지는 상상을 했었다. 그런데 아이는 여전히 자리를 못 잡고 방황만 한다. 더 이상 부모로 해 줄 수 있는 건 없다. 지치고 화가 난다. 아이가 원망스럽다. ​서른이 된 나는 몸만 큰 아이어른이다. 그 누구도 나에게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볼 기회를 주지 않았다. 물론 선생님과 부모님께 수도 없이 들었던 질문이기는 하다.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하지만 난 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묻는 질문인지.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난 뭘 잘할 수 있는지 해보기 전에 그들은 내가 하면 좋을 것들을 골라 주었다.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서른이 된 나에게 세상은 묻는다. “넌 어떻게 살고 싶니, 무엇이 되고 싶니… 너 이제 어떻게 할래.” 그리고 세상은 말한다. “이제 어른이다. 니 앞가림 니가 해야지. 계획이 뭐니?” 세상에 벌거벗고 혼자 서있는 기분이다. 멘붕이다. ​서른 앞에 마주한 이 공포와 막막함이 나를 잡은 듯하다. 그래서 제목을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로 정했다. 나 하나쯤은 그냥 내 찌질이 서른 시절 얘기를 해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괜찮다고. 아니, 그래야 한다고. 최대한 찌질해 보이는 서른을 보내야 늙어서 찌질해지지 않는다고. ​평탄한 인생 같은 건 없다. 평탄해 보이는 인생 속에도 다 각자의 업다운이 있는 것이고, 그 업다운의 파도를 넘는 당사자에게는 가장 높은 파도이고 가장 거친 물살이다. 다만, 내가 어떤 파도를 넘어 봤는지, 어떤 물살을 겪어 봤는지, 어떤 태풍을 맞아 봤는지에 따라 내가 평온하게 넘을 수 있는 파도가 되기도 하고 거센 풍파가 되기도 한다. ​괜찮다. 잘 하고 있다. 서른에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건 당연한 거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도 당연한 거다. 하나하나씩 하는 거다. 이제부터 하나하나씩 하면 된다. 한 장 한 장 쓴 글이 모여 책이 된 것처럼. 그런 마음으로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어보자. 그것부터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