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는 끊임없는 포지셔닝의 변화를 통해 마치 코로나가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위기의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다. 그러나 에르메스는 코로나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해 왔다. 매년 창의적인 주제를 정하고, 엔트리 레벨 스카프부터 고급 핸드백, 맞춤형 요트 인테리어까지 무수한 시도를 통해 이슈를 만들어낸다. 에르메스는 프랑스 명품 하우스 중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등 과감한 시도를 주저하지 않으며,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 Al, 옴니채널 등 소매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콘텐츠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르메스는 지난 9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의 2019년과 비교해도 43% 증가한 수치이다. 에르메스의 연간 매출은 약 90억 유로(10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7년 구찌에 빼앗겼던 3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1년 코로나 여파를 전혀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일 정도다. 주위 환경에 상관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에르메스가 코로나 이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일단 새로운 생산처를 개발해 물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버킨백과 켈리백의 수요는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립스틱을 선보였고,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캠페인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언박싱 비디오도 출시했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홍보하는 관행을 피해왔던 에르메스에게는 새로운 시도였다. 향수를 포함하는 뷰티 부문은 매출의 5% 미만이지만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뷰티 제품을 통해 다양하고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하며, 새로운 고객들과 신선한 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른 브랜드들은 기술 업체들과 일회성 파트너십을 시도했다가 곧 발을 빼기도 하지만, 에르메스는 꾸준히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에르메스는 2014년 애플이 애플워치를 출시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분야를 깊게 파고 있다. 최근에도 이달 출시되는 애플워치 신모델이 맞게 손목 밴드의 디자인을 변경했으며, 캘리포니아의 기술 희사 ‘에어태그’의 지오트래커 라인을 위한 가죽 케이스도 디자인했다. 에르메스는 무언가를 새로 만들 때 대박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젊은 고객들과 함께 할 무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변화의 중심에 있다. 지난 3월 선보인 버섯의 균사체로 만든 가방은 최근 가장 주목받을 만한 지속가능 제품이며, 9월에는 가방을 만들고 남은 가죽으로 업사이클링 한 ‘Petit h’ 라인도 선보였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캠페인, 유명 인사와의 마케팅 협업, 지속가능성 확보와 홍보 등 모든 것이 에르메스와 딱 들어맞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 하나하나는 에르메스가 그들의 전통에 맞게 새로운 변화를 유연하게 만들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찌 누른 에르메스 위기를 유연하게 뛰어넘다

Naver

구찌 누른 에르메스 위기를 유연하게 뛰어넘다

2021년 11월 2일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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