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나는 성추행 피해를 거의 입지 않는다. 대학생 때까지 버스, 지하철 안에서 성추행당했던 일들이 종종 있었고,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수련의 시절에도 남자 환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적이 있다. 한창 성추행을 많이 겪던 시절에는 대중교통만 타도 몸을 사리곤 했는데, 요즘은 ‘성추행’을 떠올리는 일조차 드물다. 이럴 때 ‘와, 요즘은 성추행이 줄었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왜 나에게 성추행이 덜 일어날까?’ 생각해야 한다." "내가 겪는 성추행이 줄었다고 세상이 좋아진 게 아니다. 집과 직장이 걸어서 10분 거리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의원 원장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나보다 어린 여자들이 세상에 많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지난 시간, 나의 사회적 지위와 조건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달라진 사회적 지위는 이런 데 필요한 거다. 진료실 안에서 내가 환자들에게 모욕감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 나에게는 더할 수 없이 점잖았던 그 환자가 우리 직원과 간호사에게 함부로 대하고 있지는 않을지 놓치지 않는 것, 그래서 이 공간이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공감]'세상 참 좋아졌어'란 꼰대 감성

경향신문

[공감]'세상 참 좋아졌어'란 꼰대 감성

2021년 11월 12일 오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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