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모빌리티 기업은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를 지향한다. 앱 하나로 모든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다. 그런데 이 용어는 너무 공급자 중심적이다. 치열한 고민 끝에 철저히 이용자 입장에서 답을 찾았다. 물 흐르듯이 편리하게 이동하는 경험을 풀패키지로 만들자는 것. 그게 스트리밍 모빌리티다.” 앱을 켜는 순간부터 차를 타고 그 안에서 느끼는 경험, 하차 이후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총체적으로 설계하자는 거다. MaaS의 경우 여러 교통 수단을 모아놓긴 하지만 자전거 탈 때 경험, 비행기 탈 때 경험, 택시 탈 때의 경험이 모두 분절된 면이 있다. 우린 이걸 하나의 경험으로 끊김없이(심리스, seamless) 이을 것이다. 쏘카 차량 1만 8000대를 보유하고 운영하니 가능한 일이다.” 3분 거리라도 집앞에서 바로 탈 수 있는 서비스보단 불편하다. “그래서 차를 원하는 장소에서 받고 반납할 수 있게 탁송해 주는 ‘부름’ 서비스를 올해 많이 키웠다. 전체 쏘카 이용자 중 19.3%(10월말 기준)가 부름을 이용했다. 24시간 이상 대여시 부름이 무료라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앞으로 부름을 더 촘촘하게 키울 생각이다. 대여 1시간 30분 전에 예약해야 하는데, 내년엔 이를 30분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되면 대기시간이 없어질 것이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도 오랫동안 투자해왔다. 쏘카에는 자체 개발한 쏘카 차량관제단말기(STS·Socar Telematics System)가 다 들어간다. 여기서 차량 내 안전 관련 정보들을 수집한다.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뜬 이유, 문이 열렸는지 닫혔는지, 배터리 정보까지 다 알 수 있다. 또 사용자가 지하 5층 쏘카존에 반납했어야 하는데, 지하 2층에 잘못 주차했으면 위치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쏘카는 지난 10월 VCNC의 타다를 토스에 매각했다. 이유는. “오래 고민한 문제다. 지난해 2월에도 쏘카와 타다를 분할하려고 했었다. 쏘카는 이제 꽤 성장해서 다음을 바라봐야 하는 단계이고, 타다는 더 길게 보고 큰 규모의 적자를 견디며 성장해야 하는 비즈니스다. 그래서 둘을 분리 성장시키는 게 더 나을 것이라 봤다.” 왜 상대가 토스였나. “지난 여름 이승건 대표(토스 창업자)와 저녁을 먹다가 타다 방향성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서로 의견이 비슷했다. 두 회사 다 완전 사용자 경험에 미쳐있는 회사 아닌가. 그래서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이 정도의 딜은 대표들의 의지가 필수다. 둘다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중간 협상과정이 비교적 순탄하게 잘 넘어갔고, 빨리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 입장에선 그게 회사를 위해 제일 좋은 길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VCNC 지분 40%를 여전히 갖고 있다. 굉장히 밀접한 수준의 협업이 이뤄질 것이다. 토스의 핀테크와 우리의 모빌리티는 접점이 많다.” 박 대표에게 VCNC와 타다는 어떤 존재였나. “내가 만든 제일 자랑스러운 창조물,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와 경험에 몰입한 조직이 만들어낸 혁신이다. 사용자 경험을 한톨 한톨 다듬어가는 과정에 모든 사람이 몰입했다. 차량 색깔 하나 정하는 데도 흰색·검은색 차 다 불러보고, 디퓨저도 직접 조향해서 제작할 정도였다. 진짜 우린 거기에 미쳐있었다. VCNC와 타다는 내게 그런 존재다.”

[팩플] "우린 미쳤다, 사용자 경험에" 쏘카 박재욱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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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우린 미쳤다, 사용자 경험에" 쏘카 박재욱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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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1일 오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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