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파묻힌 전략 문서가 실행되게 하려면?>
1/ ‘권한위임(empowerment)’은 선이 되고 있다. MZ 세대를 고용하면서 민주적 권한위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조언받는다. 하지만, 권한위임은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위험도가 크다.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의사결정자라면 통제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포스의 ‘홀라크라시’는 그렇게 실패했다.
2/ 한 조직 내에서 분권화된 의사결정 체계와 일관성 있는 전략 실행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것을 해낸 기업들도 있다. 바로 잘 정리된 ‘전략적 원리’를 통해서다.
3/ 전략적 원리란 회사의 전략을 축약한 기억하기 쉽고 실행 가능한 한 개의 문장이다. 사우스웨스트는 “자동차 여행 비용으로 단거리 여행 수요를 충족시켜라”라는 문장으로 월마트는 “매일매일 낮은 가격!”으로 전략적 원리를 직원들에게 설명한다. 미션이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다소 철학적 문구라면, 전략적 원리는 조직 구성원 전체가 본인의 직무와 관련해 동일한 전략적 목표를 갖고 능동적으로 일하게 한다.
4/ 전략적 원리는 기업 전략이 승화된 결과물로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희소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전략적 원리는 권한이임을 하면서도 직원들이 전략을 따를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성공적인 전략적 원리는 다음의 특성을 지닌다.
— 1) 자원 배분에 적합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 2) 리더의 의사결정에 전략적 견실성을 부여한다.
— 3) 직원들이 업무 수행을 하는 범위와 경계를 한정지어 준다.
5/ 사우스웨스트는 ‘자동차 여행 비용으로 단거리 여행 수요를 충족시켜라’를 전략적 원리로 내세운다. 하지만 덴버 지역으로 확장한 후, 그 지역의 나쁜 기상조건으로 연착이 잦는 등 비용 증가가 발생하면서 해당 공항으로의 취항이 의미가 있는지 되물었다. 결국 전략적 원리에 비추어본 결과 부정적이었으며 3년만에 덴버에서 철수했다.
6/ 아메리카 온라인은 ‘언제 어디서든’이라는 전략적 원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타임워너와의 대규모 합병이 전략적으로 설명되고, 평가되었다.
7/ 따라서, 전략적 원리는 단순하고 명료해야 한다.
— 1) 현실적인 전략적 원리를 수립하라. 경쟁사와 차별적인 전략 포지셔닝을 수립한 후,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
— 2) 전략적 원리의 지속성을 검증하라. 우리의 경쟁 가치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 3) 전략적 원리가 직원들에게 잘 소통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밖에서 쉽게 회자될 정도로 자부심을 가질만한가?
8/ 수 많은 광고에서 기업들은 ‘징글’을 택한다. 메시지 과잉의 시대에서 소리로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 마찬가지로 전략이 최고경영자의 책상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을때 이를 조직에 전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징글과 같은 ‘전략적 원리’이다.
9/ 좋은 징글을 만들었다고 바로 성과로 직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두고 일관성 있게 사용했을때 맥도날드의 징글처럼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마찬가지로 전략적 원리를 잘 만들었다고 그 전략이 잘 실행되리라 기대하는 것 역시 무리다. 오히려 그 전략적 원리를 단순화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 그리고 그 전략적 원리를 직원들과 소통하는 노력,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생기는 논의의 장이 더 의미가 클 것이다.
10/ 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의미있는 실행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징글이든 전략적 원리이든 한번 고민해볼만 하다.
<Orit Gadiesh & James L. Gilbert, “Transforming Corner-Office Strategy into Frontline Action”, Harvard Business Review (May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