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자주 쓰려고 하는) CEO 일지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해 생각을 할 때, 간혹 떠올리는 영화가 있다. <다키스트 아워>. 2차 세계대전 시기 처칠 수상을 다룬 일대기로, 나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고 그해의 영화로 꼽았다. 이 영화 초반에는 처칠이 집 밖을 나가기 전에 모자를 고르는 장면이 나온다. 오늘은 어떤 나를 연기할 것인가? 를 선택하는 모습인데, 일종의 은유다. “누군가의 모자를 쓰다”라는 표현이 영어에 있는 것처럼. 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얼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얼굴을 일관되게 가져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는 여러가지 얼굴을 상황에 알맞게 꺼내쓴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일종의 사회화가 아닐까 싶다. 관건은 얼굴을 다양하게 돌려쓸 때 내 에너지를 얼마나 쓸 것인가? 의 문제. 나는 기본적으로 내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는 굉장히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목표지향적이고 경쟁적이며 전투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어쨌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좋다. 압도적인 1등이거나 독보적으로 유니크하거나. 이 둘 중 하나가 아니면 싫어, 가 지금까지 내가 선택해 온 판단기준이었다. 2019년 5월, 황금연휴 시기에 나도 한번 나이키 런클럽 앱을 깔고 뛰어볼까? 라고 가볍게 시작한 달리기가 2년 반을 쉼없이 진행되어, 드디어 1,000km 를 뛰었다. 달리기는 나 같이 경쟁지향적인 사람에게 정말 잘 맞는 운동이다. 매번 달릴 때마다 초단위로 지표가 측정되는 운동이라니, 이보다 더 경쟁심을 자극할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달리기를 계속 하면 지표는 점점 더 개선된다. (전적으로 나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지난 2년 반을 달리기를 하면서, 더 건강해졌고 더 몸이 fit 해졌고 그래서 내가 원하는 옷을 맘대로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나와의 싸움을 멈추지 않고 계속 했다는 것, 이 덕분에 내 멘탈을 계속 붙들어둘 수 있었다는 것, 100m 달리기에 능숙했던 내가 이제는 3km 달리기는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변화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 1,000km를 채운 오늘을 기억하고자 적어두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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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4일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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