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미국의 리세션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벌써 리세션을 한번 겪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실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긴 호황을 지나오고 있으니 (경기가 순환하는 것이라면) 이제 언제 불황이 와도 놀랍지 않을 지경입니다. 문제는 타이밍이겠죠. 이럴 때 쉽게 쓸 수 있는 예측의 도구는 과거 사례입니다. 20세기 초반의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의 '서사narrative'는 현재를 이해하는 틀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을 때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과거의 그래프를 들고 나와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경고했습니다. 저는 이코노미스트가 아니라서 이 예측이 맞을지 틀릴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로서 이 서사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저는 올 초 제 개인 포트폴리오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교수는 이 칼럼에서 이런 '서사narrative'가 가진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인 면을 지적합니다. 예측을 하는 사람과 참여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이 상호작용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예측은 예측 이상의 힘을 갖게 됩니다. 리세션 여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대신 '예측'이라는 일의 속성에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은 미래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사례는 언제나 상대적으로 명쾌한 이해의 틀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disruption은 과거의 틀로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What People Say About the Economy Can Set Off a Rec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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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7일 오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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