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내성적이라서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바꾼 관계의 관성 🌍
침묵은 무능이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내성적 사람의 특기이자 관계 맺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고양이를 닮은 사람들, 외향성에 대한 열등감을 없애는 기회죠.
[ 뉴스 요약 ✏️ ]
새로운 모임, 반복적인 모임에서 항상 처음에 주목 받는 타입은 '외향적인 사람'입니다. 모두가 함께 웃을 만한 이야기를 꺼내고 '무엇을 할 지' 정하는 유쾌한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이를 두고 "외향성의 제국"이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모임에서 먼저 일어난다고 할 때 마음이 불편하고 찝찝했던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좀 내성적이라서요"라면서 변명을 해야 가만히 있는 것을 허락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학습된 점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칼 융(Carl Jung)이 처음 제안한 내향성-외향성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❶ 내향성이란 자기의 내면세계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을 받는 성향
❷ 외향성이란 내면의 자극만으로는 충분한 각성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 세계로부터의 자극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성향
[ 큐레이터의 문장 🎒 ]
내성적인 사람은 외부 세계로부터의 자극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피하는 겁니다. 스스로 충분한 자극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바깥으로부터 쉼표도 없이 들어오는 낯선 자극은 곧 '과잉'이기 때문이죠.
"지금 꼭 모임을 열어야 겠어요?"
"제가 좀 외향적이라서요"
내성적인 사람이 관계 맺기에 활용하는 방식은 '비대면'이며 '글'과 밀접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등장한 새로운 게임의 규칙 - '사회적 거리 두기'와 유사하죠. 언변, 사교, 모임을 통해서 관계를 맺고 자신에게 필요한 자극을 좁은 거리에서 얻어 온 외향적인 사람들이 해명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저는 학부에서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학교를 다녔는데, 외향성이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에 대해 배우고 이를 어떻게 생활에 적용할 지 고민하며 시험을 보곤 했죠. 외향성과 적극적인 자기 공개가 자존감을 높인다는 연구들은 외향성의 지위를 높였습니다. 스타트업이 점점 늘어나고, 한국에서도 유니콘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다 퇴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창업가들은 미디어에서 '외향적인 리더'로 그려졌죠. 진취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내성적이어도 진취적이고 도전적일 수 있지만 미디어는 사람들이 선망하는 타입을 만들기 위해 오해를 이용했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 ]
한국경제, 《내성적인 사람 vs. 소심한 사람》
https://www.hankyung.com/thepen/article/3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