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시대에 조직을 운영하려면 잘 키운 직원을 놓아주고, 언제든 필요한 인재를 끌어와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무작정 붙들 방법만 고민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죠.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리더도 조직도 더 유연해져야 합니다.” 닐로퍼 머천트는 이 시대에 맞는 리더의 역량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머천트는 ‘혁신계의 제인 본드(Jane Bond of Innovation)’라는 별명이 붙은 조직 경영 전문가다. 경영학계 오스카상이라는 ‘싱커스 50(Thinkers 50)’에 2013~201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1️⃣수직적인 조직과 혁신 조직은 어떻게 다른가요? 🅰️수직적인 조직에서는 모든 정보와 시스템을 리더가 쥐고 있어야 하죠. ‘내가 이번 프로젝트는 이렇게 진행해보려고 구상중인데 조금 더 발전시켜서 가져와 보세요’하는 식이죠. 혁신 조직은 리더가 ‘우리 회사 전략에 맞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먼저 생각을 얘기해주면 나도 내 생각을 말해볼게요’하는 식으로 소통이 이뤄집니다. 자연스럽게 팀원 모두가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집니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나누게 되지요. 2️⃣리더의 역할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셈이네요? 🅰️그렇습니다. 전통적인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은 ‘이 배는 이쪽에 대고 저 배는 저쪽에 대세요’라는 식으로 항구 관리자(harbour master) 같은 역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역할이 ‘신뢰 구축자(trust builder)’로 바뀐 겁니다. 모르는 것은 누구에게든 물어서 배우려는 문화를 만들고, 리스크를 짊어져도 괜찮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게 이 시대 리더의 역할입니다. 전통적인 조직에서는 ‘네가 이 문제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을테니, 돈을 주고 너를 고용한 것이다. 그러니 이 문제를 네게 물어보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접근하죠. 이런 조직에서는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생길 때 해법을 찾지 못합니다. 직원의 ‘가능성’에 더 큰 가중치를 두는 조직은 다릅니다. 어떤 종류의 문제와 만나든 직원이 새롭게 지식을 습득하고 해법을 찾을 것으로 믿어주는 겁니다. 리더는 ‘당연히 모든 걸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새로운 지식을 배워서 활용해나가는 역량을 믿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존재입니다. 이런 태도가 직원의 일하는 방식을 바꿉니다. 3️⃣이 시대에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직원이 무언가 ‘배울 수 있게’ 장려해주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게 동기를 끊임없이 부여할 수 있어야죠. 캐롤 드웩 교수는 <마인드셋(mindset)>이라는 책에서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개념을 제시했어요. ‘고정 마인드셋’이란 모든 문제의 답을 이미 알고 있으며 실패는 경험하지 않겠다고 여기는 자세입니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은 무엇이든 배워나갈 수 있다고 여기는 자세에요. 최악의 리더는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리더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앞으로 한 번도 직면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을 계속 풀어가야 할 테니까요. 이런 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정보를 혼자 쥐고서 조직원을 어린애 취급하면 직원의 역량을 리더의 기대치 수준으로 묶어두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매번 느끼는 일입니다. 아이도 조직원도 내가 기대하는 만큼 행동하고 성장합니다. 4️⃣평생직장 개념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능력있는 직원이 애착을 갖는 직장을 만드는 방법은 없나요? 🅰️가고 싶다면 보내주세요!(웃음) 이제 조직에 대한 사고방식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성장한 직원이 더 큰물에서 놀 때가 됐다면 보내주고, 서로 협력관계를 맺는 게 낫지요. 만약 그래도 붙들고 싶다면 직원이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할 기회,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든 필요한 인재를 끌어올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춰야죠. 5️⃣리더의 자리에서 조직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어떤 징후를 보고 판단할 수 있나요? 🅰️조직원이 변화를 이끌 때 얼마나 적극적인지 살펴보세요. 건강하지 못한 조직에서는 누구도 먼저 대답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먼저 행동해서 리스크를 져주기를 기다리니까요. 그러나 정직하게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내가 먼저 변화를 주도할게’라고 하죠. 또 다른 위험 징후는 아무도 구체적인 지적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죠. 누구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거예요. 방 안의 코끼리(누구나 볼 수 있는데도 모른 척하는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6️⃣권위적인 조직에서 창의적인 조직 혹은 소통이 잘되는 조직으로 변하는 방법이 있나요? 🅰️좋은 질문을 하세요. 저는 매일 종이 한켠에 오늘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섯 개 정도 적어두죠. 그리고 회의를 하면서 ‘내가 이걸 배우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합니다. 재미있게도 뭔가 배우겠다는 목적을 갖고 질문하면 더 좋은 질문이 나오더군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질문을 생각하고,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에 대해서도 목적을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멍청한 질문이 나오더라도 질문이 계속해서 나오는 팀은 실적이 30%는 더 좋아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멍청한 질문이든 훌륭한 질문이든, 단답형 대답을 유도하지 않고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은 계속해서 서로 대화하게 만들고 의문점을 만들고 개선 방향을 찾게 합니다. 7️⃣소규모 그룹이 아닌 기업에서도 실천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사고방식을 바꿔보세요. 기업이란 결국 소그룹이 모이고 또 모여서 만들어진 겁니다. 그 그룹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진짜 교류가 이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겁니다. 이런 문화야말로 연결성이 중요한 소셜 시대에 맞는 문화라고 할 수 있겠죠.

"리더는 배우는 자세와 성장 마인드 갖춰야, 실수한 직원 칭찬하고 상 줄 때 혁신 가능"

Chosun

"리더는 배우는 자세와 성장 마인드 갖춰야, 실수한 직원 칭찬하고 상 줄 때 혁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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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5일 오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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