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존중하고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연히 에릭 슈밋 구글 전 CEO가 쓴 책 <1조 달러 코치(Trillion Dollar Coach)>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존중과 신뢰, 지지의 출발은 직원들 각자의 ‘고유함(uniqueness)’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 본질은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걸 리더의 미션으로 삼는 것이다.


슈밋은 존중(respect)을 이렇게 설명했다. “존중은 사람들마다 갖고 있는 고유한(unique) 커리어 상의 목표를 이해하고 그들의 인생 선택에 민감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회사의 필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그러한 커리어 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뜻합니다.”


신뢰(trust)에 대한 설명은 이랬다. “신뢰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일을 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그 일을 잘 하고 싶어 한다는 것과 그들이 실제로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지(support)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지지는 사람들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도구와 정보, 교육과 코칭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의미합니다. 훌륭한 리더들은 사람들이 성장하고 탁월해지도록 돕습니다.”


필자는 이 3가지 중에서 존중이 가장 기본이라는 생각을 했다. 슈밋이 쓴 ‘고유의(unique)’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사람은 다들 다르다. 소망이 다르다. 욕망도 다르다. 흥미도 다르다. 강점도 다르고 약점도 다르다. 그래서 우리들 각자는 고유한 존재가 된다.


존재의 고유함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권력을 가진 누군가가 원하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직장을 예로 들자면 경영자가 원하는 식으로 살아야 한다. 나답게 살지 못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권력자의 수단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는 게 아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게 아니다.


슈밋의 주장은 그러지 말자는 것이다. 그는 직장인 누구에게나 커리어 상의 고유한 목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고 했다. 리더라면 직원들이 그 고유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슈밋은 리더들이 직원들의 인생 선택에 민감해지자는 말도 했다. 이는 직원들 각자가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지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의 직장은 이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대개의 보스는 직원을 수단 취급한다. 이는 보스 자신의 커리어 상의 목표가 직원을 돕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목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 승진하거나 보너스를 받는 데 있다. 그러려면 직원의 커리어 목표는 보스의 목표 달성에 최적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부하직원은 보스의 목표 달성에 위협 요인이 된다. 보스는 그 직원에게 분노한다. 심지어 그를 학대하게 된다. 그의 ‘고유함’을 인정하고 그의 성장을 돕는 게 자신의 미션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탓이다.


존중이 없다면 신뢰도 없다. 슈밋이 말하는 신뢰 역시 인간의 고유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해내는 방식은 하나일 수가 없다. 사람마다 각자에게 맞는 ‘고유한’ 방식으로 그 일을 해낼 수가 있다. 그렇게 할 자유를 주는 게 신뢰다.


그러나 한국의 상당수 보스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이 정한 방식대로 직원들이 일하기를 원한다. 자신의 의사결정을 직원들이 추종하기를 원한다. 직원에게 자유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이는 직원을 불신하는 행위다.


지지는 관리자의 미션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리더에게 주어진 미션은 직원들이 탁월해지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성과를 내는 게 리더의 일이다. 직원을 도우려면 고유함을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리고 다를 수밖에 없다. 왜 이 분명한 사실을 대한민국의 수많은 보스들은 인정하지 않는가?

[경영과 사람 사이]前 구글 CEO가 말하는 직원 존중·신뢰·지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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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사람 사이]前 구글 CEO가 말하는 직원 존중·신뢰·지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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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6일 오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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