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핀란드를 이끈 산나 마린은 누구?]
핀란드 현 산나 마린 총리에 대한 Vogue 특집기사가 한국어판으로도 나왔습니다. 핀란드 분들이 뿌듯해하시겠네요^^ 산나 마린은 지난해 12월 핀란드 총리가 된 여성입니다. 만 34세의 나리로 한 국가의 정상이 된 케이스라 많은 한국 언론들도 마린 총리의 이야기를 보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취임한 지 얼마 안되어 코로나 19 사태가 터졌는데, 그 와중에서도 준수한 리더쉽으로 국회와 행정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여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1. Vogue지는 산나 마린을 젊은 여성이자, 총리이자, 아내이자, 어머니이자, 커리어우먼으로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녀가 단순히 '더 열정적이어서' '더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2. 산나 마린이라는 한 젊은 여성 총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핀란드의 평등교육, 육아휴직 제도, 그 외 차별에 반대하는 여러 제도와 사회적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3. 그래서 어떤 이들은 산나 마린 총리의 사례가 핀란드 시스템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The Nordic Theory of Everything)>의 저자 아누 파르타넨도 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교육 시스템과 높은 수준의 사회 서비스 때문에 마린이 최고 학력도 아니고 특권층 출신이 아니어도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될 수 있었던 거죠. 핀란드 시스템을 잘 보여줍니다.”
4. 산나 마린은 동성 부부의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핀란드는 동성애가 받아들여지는 문화이며 동성결혼도 합법화된 나라입니다.) 부부 모두 일반 노동자였는데, 산나 마린은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아이였죠. (핀란드는 부모-자식 간 학력 되물림이 적고, 무상등록금 덕분에 가난해도 대학을 다닐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청년당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정치계에 입문했습니다. (핀란드 각 주요 정당들은 10-20대 청년당원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합니다) 약혼자와의 사이에 어린 딸이 한명 있으며 (동거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합니다) 출산 과정에서 핀란드의 모든 여성들이 그러하듯 '베이비박스'를 받았습니다. (0-12개월 신생아에게 필요한 물품이 가득 담긴 상자. 출산이 임박한 여성에게 나라에서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자 약혼자 각각 6개월 육아휴직을 썼고 여전히 육아를 분담하고 있죠. 헬싱키에서 2시간 떨어진 곳에 집이 있어서, 총리직을 맡은 이래 딸아이는 주로 약혼자와 조부모가 돌보아주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헬싱키를 봉쇄하면서, 총리 본인도 딸을 보러 갈 수 없게되어 아쉬워했다고 하네요 ㅠ) 기회가 되면 성대한 결혼식 대신 조촐한 법률혼 절차를 가질 예정입니다. (동거 후 법률혼, 그리고 결혼식은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는 것. 핀란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혼 형태입니다.) 산나 마린 총리는 2035년 탄소 중립 달성 등 환경문제를 정치 공략에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는 정치 이슈죠.
4. "1월 막바지와 2월 초까지 5일 동안에 걸쳐 핀란드에서 지내면서 대화를 나눈 핀란드인들은 마린을 높이 평가했지만 그녀가 이끄는 정부가 잘해나갈지, 특히 경제에 대해 많이 걱정했다. 핀란드에서 마린이 불러일으킨 관심은 아직도 흥분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