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가족이나 최측근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지키는 것이 하나있다. 사적인 대화던 공적인 대화던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상대방 말이나 내가 하고 있던 말에 '한마디 더 말하고 싶은 순간'이 올 때가 있는데 그 때 말을 더하지 않고 안으로 먹는 것이다.
몇년전 우연히 깨달은 것 하나가 말 한마디 더 하고 싶을 때 말하는 것 대부분은 상대방을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 속을 다 쏟아내서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그 생각을 갖고 수개월 주위를 관찰해보니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장년 아재, 아줌마, 어르신들이 말이 많은 이유가 상대방 말을 듣기 보다 자기 말을 하는데 집중하면서 말에 말을 끊임없이 더하기 때문이었고 결국 끊었어야 할 지점에서 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야기 나누면서 어느 정도 내 메세지가 전달되었다는 판단이 서면 조금 모자란듯 싶은 타이밍에 끊어주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이 더 잘 이해하거나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효과적이었는데, 그 깔끔한 내 나름의 기준이 '한마디 더 말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상대방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말을 줄여야 한다, 지갑만 열어라 등등 지키기 어려운 이런 것들 어색하고 어설프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다 할 필요도 없고, 딱 이것만 지켜도 저 꼰대아재는 딴 꼰대랑 뭔가 살짝 다른데 정도는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