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부캐'의 출발은 성과보다 즐거움을 우선으로 삼는 태도다. 이익보다 재미가 기준이라 끈질기게 계속할 수도 언제든 내려놓고 갈아탈 수도 있다. 놀이와 일에 양다리를 걸친 이 적당한 여유는, ‘경쟁과 올인'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복안의 시야를 터준다. 힘이 들어가면 불을 켜고 앞만 보지만, 힘을 빼면 샛길도 잘 보인다. 여러 개의 무게 중심을 가진 유산슬과 혼성 그룹 싹쓰리 멤버들(유두래곤, 이효리(린다G), 비(비룡))이 MBC 담장을 가볍게 담을 넘어 여러 방송사에 동시에 출연하는 식이다." "아무리 화려한 네온이 그들을 감싼다 해도 ‘LA 출신 사업가 린다의 물욕’은 제주도민 효리의 ‘자기다움'을 억압할 수 없고, 그때 우리는 ‘놀면 뭐 하니'를 만든 제작진의 진의와 톱스타의 ‘부캐’ 외도에 안도한다. 3개월간 제주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여름 음원 차트 1위를 성취한 그 힘의 동력은 ‘타자의 인정’이 아니라 ‘자기 즐거움'이었구나. 우리 모두 여름 한 철 ‘싹쓰리'와 잘 놀았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 안에서 충돌하는 다양한 욕망을 정돈하고 나만의 질서를 찾는 일인데, 그렇게 부캐 ‘린다G’는 ‘본캐' 이효리 안에 쌓인 억압과 불안을 해소하면서, 더 넓게 자기 통합을 이뤄낸다." 자신 안의 다양한 욕망을 정돈할 줄 아는 '욕망의 화신' 린다G를 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부캐'의 성공 여부는 '자기다움'과 '자존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김지수 칼럼] '부캐'의 나날들... 나를 지키며 일하려면 올인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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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3일 오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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