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미래 학교는 이런 모습이다. 이번 주 금요일은 엄마 아빠가 온라인으로 재택근무를 해도 되는 날이다. 스마트폰으로 전북 고창에서 3일 동안 묵을 수 있는 집을 찾아 예약하고 목요일 저녁에 내려갔다. 그곳에서 엄마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회사 일을 보고, 아이는 아빠와 함께 새로 문 연 고창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수학, 과학, 한국사 수업을 들었다. 그날 한국사 수업은 마침 고창에서 시작된 동학운동에 대한 이야기였다. 토요일에 가족과 동학운동 유적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온라인 동영상 수업을 마치고 휴대전화로 예약한 고창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의 수업에 참석했다. 오후 2시에 군청 근처 운동장에 가서 고창 친구 9명과 농구 시합을 하고 체육 수업 크레디트를 얻었다. 마치고 그곳 아이들과 휴대전화 연락처를 교환했다. 그 친구들은 다음 달에 서울에 와서 같이 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듣기로 했다. 같은 시간에 고등학생인 오빠는 혼자 등산을 하고 체육 수업 크레디트를 인증받았다. 이렇게 학생 1000명이 다른 커리큘럼 1000가지를 가지는 학교가 내가 꿈꾸는 학교다. 이런 세상에 전교 일등은 없다. 모두가 나의 길을 만들어가는 학교다." 학생 천 명이 커리큘럼 천 가지로 배우는 학교. 서구에서 수입한 표준화, 대량생산 정신에 입각한 시스템을 넘어, 모두가 각자의 길을 만들어가는 공립학교 시스템을 만들 기회가 우리에게도 찾아왔다. 건축가 유현준 칼럼.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학생 천 명이 커리큘럼 천 가지로 배우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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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학생 천 명이 커리큘럼 천 가지로 배우는 학교

2020년 8월 14일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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