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식 배달의 민족(?) 월트]
핀란드에서 활동하고 계신 배동훈 대표님께서 핀란드 최대 배달앱, Wolt에 대한 소식을 한국어로 적어주셨습니다. (저를 비롯해 현지 분들은 주로 '울트'라고 발음합니다.)
내용을 일부 요약하자면:
1. Wolt는 한국의 배달의민족 이나 요기요와 유사한 핀란드의 음식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2015년 15만 유로였던 매출이 2019년 8,970만유로 매출로 5년만에 600배 성장했다. 총 2억8300만 유로의 펀딩을 유치했는데 코로나19의 환란 속에서도 5월에 1억 유로의 시리즈 D투자 라운드를 성공했다.
2. Wolt의 창업팀은 북유럽 최대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를 만들어낸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였다. (...) 창업 당시 20대 중반, 30대 초반과 노키아출신의 베테랑이 섞여 있다. CEO 미키 쿠우시는 월트창업 이전에 이미 Startup Sauna를 창립하고 슬러쉬를 세계적 행사로 성장시키는 역량을 보여 주어 핀란드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셀럽과 같은 인물이였다. (2011년 미키가 Slush의 CEO를 맡을 때의 나이가 20대초에 불과했다)
3. Wolt는 글로벌 지역 진출 전략에 있어 로컬 브랜드 인수 합병 대신 직접 Wolt 브랜드를 지역에 런칭 시키고 있으며 큰 도시와 나라에 집중하는 대신에 중소규모의 도시에 먼저 진출해 자리잡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2020년 초 COVID-19의 위기속에서도 Malta 진출을 강행하였고, 일본에는 도쿄, 오사카 대신 히로시마, 삿포로, 센다이에 진출하였다.
4. Wolt는 지금까지는 현명하지만 재빠른 시장에서의 실행력을 보여 성장을 이루어 냈지만 과연 독자 브랜드로 성장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하지만 나라마다 우후죽순 생겨난 배달전문업체들과는 달리 ‘싼값’에 큰 기업에 인수되거나 로컬 브랜드를 인수하여 성장하는 전략보다는 독자적 브랜드를 구축하며 차근히 시장을 확대해 온 것은 눈여겨 봐야 할것이다.
여담: 위 기사 내용처럼, Wolt는 핀란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배달앱입니다. 기본적으론 배달앱의 기능에 매우 충실합니다. 최근 코로나 19 사태를 전후로 슈퍼마켓 물품 주문, 비대면 배달 서비스가 론칭되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무언가 '색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진 못했네요. 아, 물론 핀란드 특유의 깔끔한 UX가 눈에 띄긴 합니다. 이렇게 '기본에 충실한' 배달앱 Wolt가 핀란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상 다른 배달앱 서비스가 핀란드에 없었기 때문에, 발 빠른 시장 선점이 가능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핀란드에서 서비스 중인 다른 배달앱들은 피자 메뉴밖에 제공하지 않거든요 ㅎㅎ 반면 Wolt는 아시아 (한중일, 인도, 네팔, 베트남 음식 등) 식당들과도 제휴를 많이 맺어놓았습니다. 핀란드에서 아시아 음식 수요가 팍 오른 3-4년 전 타이밍을 잘 잡아서 사실상 '피자 말고 다른 메뉴를 먹으려면 Wolt'라는 시장 불문율을 만들어낸 겁니다. 나아가 인구밀도가 낮아 평균 배달 거리 및 소요 시간이 긴 핀란드에서, 최대한 음식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배달이 가능하도록 보온 가방 및 포장용기 제공 + 라이더 퀄리티 관리에 충실했던 것도 좋은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